眞定師 孝善雙美
진정사 효선쌍미
효와 선이 고루 아름다운 진정법사.
法師眞定 羅人也 白衣時 隸名卒伍 而家貧不娶 部役之餘 傭作受粟以養孀母. 家中計産唯折脚一鐺而已.
법사진정 라인야. 백의시 예명졸오 이가빈불취 부약지여 용작수속이양상모. 가중계산유절각이당이이.
진정법사(眞定法師)는 신라 사람이다. 승려가 되기 전에는 군졸이었는데, 집이 가난해서 장가를 들지 못하였다. 부역을 하면서도 품을 팔아 곡식을 얻어 홀어머니를 봉양하였다. 집안에 재산이라고는 단지 다리 부러진 솥 하나가 있을 뿐이었다.
一日有僧到門 求化營寺鐵物 母以鐺施之. 旣而定從外歸 母告之故 且虞子意何如爾. 定喜現於色曰 “施於佛事 何幸如之 雖無鐺又何患?” 乃以瓦盆爲釜 熟食而養之.
일일유승도문 구화영사철물 모이당시지 기이정종외귀 모고이고 차려자의하여이 정희현어색왈 “시어불사 하행여지 수무당우하환?” 내이와분위부 팽식이양지.
하루는 어떤 스님이 문 앞에 이르러 절 지을 쇠붙이를 구하자 어머니는 스님에게 솥을 시주하였다. 조금 뒤에 진정이 밖에서 돌아오자 어머니는 그 사실을 말하고 아들의 뜻이 어떤지 살폈다. 진정은 기쁜 얼굴로 어머니께 말하였다. “부처님을 위한 일에 시주하셨는데 이처럼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비록 솥은 없더라도 무엇을 걱정하겠습니까?” 그러고 솥 대신 질그릇으로 음식을 익혀 어머니를 봉양하였다.
嘗在行伍間 聞人說義湘法師在太伯山說法利人 卽有嚮慕之志 告於母曰 “畢孝之後 當投於湘法師 落髮學道矣.”
당재행오간 문인설의상법사재태백산설법이인 즉유향모지지 고어모왈 “필효지후 당역어상법사낙발학도의.”
일찍이 그가 군대에 있을 때 의상법사(義湘法師)가 태백산(太白山)에서 설법을 하여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준다는 말을 듣고는 곧 사모하는 마음이 일어 어머니께 말하였다. “효도를 다한 후에는 의상법사에게 가서 머리를 깎고 도를 배우겠습니다.”
母曰 “佛法難遇 人生大速 乃曰畢孝 不亦晩乎?” 曷若趂予不死 以聞道聞 愼勿因循 速斯可矣.
모왈 불법난우 인생대속 내왈필효 불역만호 갈약진여불사 이문도문 신물인순 속사가의.
그러자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불법은 만나기 어렵고 인생은 너무도 빨리 지나가니, 효도를 다한 후라면 늦지 않겠느냐? 그러니 어찌 내가 죽기 전에 네가 불도를 들었다는 말을 듣는 것만 같겠느냐 주저하지 말고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定曰 “萱堂晩景 唯我在側 棄而出家 豈敢忍乎?”
정왈 “훤당만경 유아재측 기이출가 기감인호?”
이에 진정이 대답하였다. “어머님의 만년에 오직 제가 곁에 있어야 하는데, 어머님을 버리고 집을 나가 스님이 되는 것을 어찌 차마 할 수 있겠습니까?”
母曰 “噫 爲我妨出家 令我便墮泥黎也. 雖生養以三牢七鼎 豈可爲孝? 予其衣食於人之門 亦可守其天年 必欲孝我 莫作爾言!”
모왈 “희 위아방출가 영아변추니여야. 수생양이삼죄칠정 기가위효? 여기의식어인지문 역가수기천년 필욕효아 말작이언!”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하! 이 어미 때문에 네가 출가하지 못한다면, 너는 나를 지옥에 떨어지게 하는 것이다. 비록 생전에 진수성찬으로 날 봉양한다 해도 어찌 효도가 되겠느냐? 나는 비록 남의 집 문 앞에서 옷과 밥을 얻더라도 또한 천수를 누릴 것이니, 반드시 나에게 효도를 하려거든 그런 말을 말아라!”
定沈思久之. 母卽起 罄倒囊儲 有米七升. 卽日畢炊 且曰 恐汝因熟食經營而行慢也 宜在予目下 喰其一 槖其六 速行!速行!
정심사구지. 모즉기 경도낭저 유미칠승. 즉일필취 차왈 “공여인숙식경영이행만야 의재여목하식기일 탁기육 속행!속행!”
진정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어머니는 말씀을 마치자 즉시 일어나서 쌀자루를 털었다. 모두 일곱 되였다. 그날 이 쌀로 모두 밥을 짓고서 어머니는 또 말씀하셨다. “밥을 지어 먹으면서 가자면 네 길이 더딜까 두렵다. 내 보는 앞에서 한 되 밥을 먹고 나머지 여섯 되 밥을 싸가지고 빨리 떠나거라! 어서 가거라!”
定飮泣固辭曰 “棄母出家 其亦人子所難忍也 況其杯漿數日之資 盡裹而行 天地其謂我何?”
정음읍고사왈 “기모출가 기역인자소난인야 황기배장수일지자 진과이행 천지기위아하?
진정은 눈물을 삼키며 굳이 사양하며 말하였다. “어머님을 버리고 스님이 되는 것만으로도 자식으로서 차마 하기 어려운 일인데, 하물며 얼마 남지 않은 간장과 며칠 치 끼니거리 마저 모두 가져간다면 세상에서 저를 뭐라고 하겠습니까?”
三辭三勸之 定重違其志 進途宵征 三日達于太伯山. 投湘公 剃染爲弟子 名曰眞定.
삼사삼권지 정중위기지 진도소정 삼일달우태백산. 투상공 체염위제자 명왈진정.
그러면서 세 번을 사양했으나, 어머니는 세 번을 권하였다. 진정은 다시 어머니의 뜻을 어길 수 없어서 집을 떠나 밤낮으로 걸어 3일 만에 태백산(太伯山)에 도착하였다. 의상의 문하에 들어가 머리를 깎고 제자가 되었는데 진정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居三年 母之訃音至. 定跏趺入定 七日乃起.
거삼년 모지부음지. 정가부입정 칠일내기.
그곳에 있은 지 3년 후에 어머니의 부고가 이르렀다. 진정은 가부좌로 참선에 들어갔다가 7일 만에 일어났다.
說者曰 “追傷哀毁之至 殆不能堪 故以定水滌之爾.”
설자왈 “추상애훼지지 태불능감 고이정수척지이.”
어떤 사람이 이를 설명하여 말하였다. “추모와 지극한 슬픔을 견딜 수 없어서 참선에 들어 마음을 고요하게 해서 슬픔을 씻은 것이다.”
或曰 “以定觀察母之所生處也.” 或曰 “斯乃如實理薦冥福也.”
혹왈 “이정관찰모지소생처야.” 혹왈 “사내여실리천명복야.”
어떤 사람은 말하였다. “참선을 통해 어머님이 환생하신 곳을 관찰한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하였다. “이와 같이 하여 명복을 빈 것이다.”
旣出定以後 事告於湘. 湘率門徒歸于小伯山之錐洞 結草爲廬 會徒三千 約九十日 講華嚴大典. 門人智通隨講 撮其樞要 成兩卷 名錐洞記 流通於世. 講畢 其母現於夢曰 “我已生天矣.”
기출정이후 사고어상. 상솔문도귀우소백산지추동 굘초위려 회도삼천 약구십일 강화엄대전. 문인지통수강 찰기구요 성양권 명추동기 유통어세. 강필 기모현어몽왈 “아이생천의.
참선을 마치고 나온 뒤에 그 일을 의상대사에게 말씀드렸다. 의상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소백산(小伯山) 추동(錐洞)에 가서 초가를 짓고 3,000명의 제자를 모아 화엄대전(華嚴大典)을 약 90일 동안 강론하였다. 문하생인 지통(智通)이 그 강론에 따라 요점을 간추려 2권의 책을 만들고, 『추동기(錐洞記)』라고 이름 지어 세상에 유포하였다. 강론을 다 마치자, 그 어머니가 꿈에 나타나 말씀하셨다. “나는 벌써 하늘나라에 환생하였다.”
'三國遺事' 카테고리의 다른 글
卷第五 孝善 第九 - 向得 舍知 割股供親 (0) | 2020.07.06 |
---|---|
卷第五 孝善 第九 - 大城 孝 二世父母 (0) | 2020.07.05 |
卷第五 避隱 第八 - 念佛師 (0) | 2020.07.04 |
卷第五 避隱 第八 - 布川山 五比丘 (0) | 2020.07.04 |
卷第五 避隱 第八 - 迎如師 (0) | 2020.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