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孔子與柳下季爲友,柳下季之弟,名曰盜跖. 盜跖從卒九千人,橫行天下,侵暴諸侯,穴室樞戶,驅人牛馬,取人婦女,貪得忘親,不顧父母兄弟,不祭先祖. 所過之邑,大國守城,小國入保,萬民苦之.
공자에게 유하계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하계의 아우의 이름은 도척이었다. 도척은 9천명의 졸개를 거느리고 세상을 돌아다니며 제후들의 영토를 침범하고 남의 집에 구멍을 뚫고 문을 부수고 남의 소와 말을 훔치고 남의 부녀자들을 약탈했다. 이익을 쫓느라 친척도 잊었으며, 부모형제도 돌아보지 않았고, 조상 제사도 지내지 않았다. 그가 지나가는 곳에서는 큰 나라는 성을 닫고, 작은 나라는 성안으로 도망쳐 난을 피했다. 온 백성들이 괴로움을 당했다.
-형도 배운 사람인데 왜 이런 사람이 됐을까요?
孔子謂柳下季曰:「夫爲人父者,必能詔其子.,爲人兄者,必能敎其弟. 若父不能詔其子,兄不能敎其弟,則无貴父子兄弟之親矣. 今先生,世之才士也,弟爲盜跖,爲天下害,而弗能敎也,丘竊爲先生羞之. 丘請爲先生往說之.」
공자가 유하계에게 말했다:[아비된 자라면 그 아들을 훈계할 수 있을 것이고, 형된 이라면 그 아우를 가르쳐야 한다. 만약 아비가 그 자식을 훈계할 수 없고, 형이 그 아우를 가르칠 수 없다면, 부자와 형제간의 친애도 그리 대수로운 것이 못 될 것이다. 지금 선생은 세상이 알아주는 재능 있는 선비이면서도 아우가 큰 도적이 되어 천하에 해를 끼치고 있는데도 그를 가르치지 못하고 있으니, 전 당신을 마음속으로 부끄럽게 여기고 있네. 내가 자네를 대신해서 그에게 한 마디 일러도 되나?]
-공자는 진리면 다 통한다는 순전한 생각을 합니다.
柳下季曰:「先生言爲人父者必能詔其子,爲人兄者必能敎其弟,若子不聽父之詔,弟不受兄之敎,雖今先生之辯,將奈之何哉! 且跖之爲人也,心如涌泉,意如飄風,强足以矩敵,辯足以飾非,順其心則喜,逆其心則怒,易辱人以言. 先生必无往.」
유하계가 말했다:[자네는 아비라면 반드시 그 자식을 훈계할 수 있고, 형이라면 그 아우를 가르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만약 자식이 아버지의 훈계를 듣지 않고 동생이 형의 가르침을 받지 않는다면 비록 선생의 능변이 있다 해도 어찌하겠습니까! 또 도척이란 녀석의 사람됨은 마음은 치솟는 샘물같이 끝없고, 의지는 회오리바람같이 사나우며, 힘은 어떤 적이라도 막아내기에 충분하고, 그 말재주는 자기의 비행을 꾸미기에 충분하다네, 제 마음에 들면 좋아하지만, 마음에 듣지 않으면 성을 내며 함부로 욕을 해대니, 선생은 부디 가지 말게.” 그러나 공자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안회에게 수레를 몰게 하고 자공을 오른편에 앉힌 뒤 도척을 만나러 갔다.]
-상식이 통할거라 믿지요. 알만한 사람이라면...
孔子不聽,顔回爲馭,子貢爲右,往見盜跖. 盜跖乃發休卒徒於太山之陽,膾人肝而餔之. 孔子下車而前,見謁者曰:「魯人孔丘,聞將軍高義,敬再拜謁者.」
도척이 태산의 남쪽에서 졸개들을 쉬게 하고, 자신은 사람의 간을 회를 쳐먹고 있었다. 공자가 수레에서 내려 앞으로 나가 도척의 졸개를 보고 말했다. [노나라에 사는 공구라는 사람이 장군의 높은 의기를 듣고 두 번 절하고 뵙고자 합니다.]
謁者入通,盜跖聞之大怒,目如明星,髮上指冠,曰:「此夫魯國之巧僞人孔丘非邪? 爲我告之:"爾作言造語,妄稱文武,冠枝木之冠,帶死牛之脅,多辭繆說,不耕而食,不織而衣,搖脣鼓舌,擅生是非,以迷天下之主,使天下學士不反其本,妄作孝弟而僥倖於封侯富貴者也. 子之罪大極重,疾走歸! 不然,我將以子肝益晝餔之膳!"」 孔子復通曰:「丘得幸於季,願望履幕下.」
졸개가 들어가 알리니, 도척이 그 말을 듣고 노하여 눈은 별같이 번뜩이고, 머리카락은 치솟아 관을 찌를 듯했다:[그건 노나라의 위선자 공구가 아니냐? 내 대신 그에게 전하라. 너는 적당히 말을 만들고 지어내어 함부로 문왕과 무왕을 칭송하며, 머리에는 나뭇가지 같이 이것저것 장식한 관을 쓰고, 허리에는 죽은 소의 가죽으로 만든 띠를 하고 다니면서, 부질없는 소리를 멋대로 지껄이고, 농사를 짓지도 않으면서 먹고살며, 길쌈도 하지 않고도 옷을 입는다. 입술을 놀리고 혀를 차면서 멋대로 옳다 그름을 판단하여 천하의 군주들을 현혹시키고, 학자들이 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만들면서, 함부로 효니 공손함이니 우애니 하는 것을 정해 놓고 제후들에게 요행히 인정을 받아 부귀를 누리려는 속셈을 갖고 있다. 네 죄는 참으로 무겁다. 당장 돌아가거라. 그렇지 않으면 네 간을 점심 반찬으로 삼을 것이다.] 공자가 다시 졸개를 통해 말했다:[저는 장군의 형님인 유하계와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부디 장군의 신발이라도 쳐다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도척도 공자를 꿰뚫어보고 있지요. 공자의 가르침과는 별개로 공자의 속내 그 의도를...
謁者復通,盜跖曰:「使來前!」 孔子趨而進,避席反走,再拜盜跖. 盜跖大怒,兩展其足,案劍瞋目,聲如乳虎,曰:「丘來前! 若所言,順吾意則生,逆吾心則死.」 孔子曰:「丘聞之,凡天下人有三德:生而長大,美好无雙,少長貴賤見而皆說之,此上德也.,知維天地,能辯諸物,此中德也.,勇悍果敢,聚衆率兵,此下德也. 凡人有此一德者,足以南面稱孤矣. 今將軍兼此三者,身長八尺二寸,面目有光,脣如激丹,齒如齊貝,音中黃鍾,而名曰盜跖,丘竊爲將軍恥不取焉. 將軍有意聽臣,臣請南使吳越,北使齊魯,東使宋衛,西使晉楚,使爲將軍造大城數百里,立數十萬戶之邑,尊將軍爲諸侯,與天下更始,罷兵休卒,收養昆弟,共祭先祖. 此聖人才士之行,而天下之願也.」
졸개가 다시 전하니 도척이 말했다:[이리 앞으로 데려오너라.] 공자는 총총걸음으로 나가 자리를 피해 물러서면서 도척에게 크게 두 번 절을 했다. 도척은 크게 노하여 그의 양발을 떡 벌리고, 칼자루를 어루만지며 눈을 부릅뜬 채, 마치 새끼를 거느린 호랑이처럼 말했다:[구야, 앞으로 나오너라. 네가 하는 말이 내 뜻에 맞으면 살고, 거스르면 죽을 것이다.] 공자가 말했다:[내가 듣건대 “천하에는 세 가지 덕이 있는데, 태어나면서부터 키가 크고 체격이 늠름하며, 용모가 아름다워 누구에게도 비길 수 없고, 늙은이도 젊은이도 고귀한 이도 미천한 이도 모두 그를 좋아하는 것, 이것이 첫째가는 덕입니다. 그 지혜는 천지를 뒤덮고, 능력은 모든 사물의 이치를 헤아리고 있는 것, 이것이 중간의 덕입니다. 용기가 있어 과감하며 많은 부하를 거느리는 것, 이것이 제일 낮은 덕입니다. 누구나 이 가운데 한 가지 덕만 갖추고 있으면 제후라 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런데 장군께서는 이 세 가지 덕을 함께 갖추고 계십니다. 키는 여덟 자 두 치나 되고, 얼굴과 눈에서는 빛이 나며, 입술은 진한 붉은 색이고, 이는 조개를 가지런히 한 듯하고, 목소리는 황종의 음에 들어맞습니다. 그런데도 도척이라 불리고 계시니 저는 장군님을 생각하여 이를 무척 부끄럽고 애석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장군께서 제 말을 따르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남쪽으로는 오나라와 월나라, 북쪽으로는 제나라와 노나라, 동쪽으로는 송나라와 위나라, 서쪽으로는 진나라와 초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그들에 장군을 위해 수 백 리 사방으로 큰 성을 만들어 수십만 호의 봉읍을 만들어 장군을 제후로 삼게 하고자 합니다. 그러면 천하와 더불어 다시 시작하여 군대를 혁파하고 병사들을 쉬게 하며, 형제들을 거두어 보양해주고, 다같이 조상에게 제사를 드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성인이나 재사들의 행위이고 또한 천하가 바라는 바입니다.]
-재주를 좋은데 쓰자...
盜跖大怒曰:「丘來前! 夫可規以利而可諫以言者,皆愚陋恒民之謂耳. 今長大美好,人見而悅之者,此吾父母之遺德也. 丘雖不吾譽,吾獨不自知邪? 「且吾聞之,好面譽人者,亦好背而毁之. 今丘告我以大城衆民,是欲規我以利而恒民畜我也,安可久長也! 城之大者,莫大乎天下矣. 堯舜有天下,子孫无置錐之地.,湯武立爲天子,而後世絶滅.,非以其利大故邪?
도척은 더욱 크게 화가 나서 말했다:[구야 앞으로 오너라 무릇 이익으로 권할 수 있고 말로 간구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세상의 어리석은 평범한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다. 지금 내 체격이 훌륭하며 용모가 아름답고 사람들이 나를 보면 좋아하는 것은 내 부모의 덕이다. 네가 칭찬해 주지 않더라도 이미 알고 있는 일이다. 또 내가 듣기로. 남의 면전에서 칭찬하기를 좋아하는 자는 등 뒤에서 욕하기도 잘한다고 했다. 지금 네가 큰 성을 쌓게 한다느니, 백성들을 모아 준다고 했는데, 그것은 이익으로 나를 권면하는 것이니 나를 평범한 인간과 마찬가지로 다루려는 것이다. 허나 그런 것들이 얼마나 오래 가겠느냐?성이 크다 한들 천하보다 크지 않다 요와 순임금은 천하를 다스렸으나 그 자손들은 송곳하나 꽂을 땅도 갖지 못 했다. 탕임금과 무왕도 스스로 천자가 되었으나 그 자손은 모두 끊기고 말았다. 그것은 이익이 너무 컸기 때문이 아니겠느냐?
-면전에서 남의 이목을 간지럽히는 자는 뒤로 험담하는 자... 꿰뚫어 봄은 많이 알고야 가능합니다.
이게 깨친이의 자질이긴 하나 의도가 발라야지요 더 중요한 것은 의도지요... 얼마나 알고 무얼 아느냐가 중요한 것 아닙니다.
명검을 들었나 안들었나가 중요한 것 아니고 그를 어찌 쓰느냐가 중요하지요. 식칼들고도 살인하며 세치 혀로도 사람 죽이는 겁니다.
「且吾聞之,古者禽獸多而人少,於是民皆巢居以避之,晝拾橡栗,暮栖木上,故命之曰 有巢氏之民. 古者民不知衣服,夏多積薪,冬則煬之,故命之曰知生之民. 神農之世,臥則居居,起則于于,民知其母,不知其父,與麋鹿共處,耕而食,織而衣,无有相害之心,此至德之隆也. 然而黃帝不能致德,與蚩尤戰於鹿之野,流血百里. 堯舜作,立群臣,湯放其主,武王殺紂. 自是以後,以强陵弱,以衆暴寡. 湯武以來,皆亂人之徒也.
또 내가 듣기에, 옛날에는 새나 짐승이 많고 사람의 수는 적어, 사람들은 모두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살며 짐승의 해를 피했고, 낮에는 도토리와 밤을 줍고 밤에는 나무 위에서 잠을 잤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을 명명하기를 有巢씨의 백성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또 옛적에는 백성들이 옷을 입을 줄도 모르고 여름이면 장작을 쌓아놓았다 겨울에는 이것을 땠다. 그래서 이들은 知生의 백성이라고 한다. 신농씨 시대에는 안락하게 누워 자고 일어나서는 유유자적했다. 백성들은 자기의 어머니는 알아도 아버지는 몰랐고, 고라니나 사슴들과 함께 살았다. 농사를 지어서 먹고 길쌈을 해서 옷을 입었으며 서로를 해치려는 마음 따위는 지니지 않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지극한 덕이 한창 성했던 시대였다. 그런데 황제는 덕을 완전히 실현시킬 수가 없어, 치우와 탁록의 들에서 싸워, 사람들의 피가 백리 사방을 물들였다. 이어 요와 순이 천자가 되자 많은 신하들을 내세웠고, 탕왕은 그의 주군을 내쳤으며, 무왕은 주왕을 죽였다. 이 뒤로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짓밟고, 다수가 소수를 학대하게 된 것이다. 탕왕과 무왕 이후는 모두 세상을 어지럽히는 무리들이다.
-도척도 알 건 알지요 다만 세상이 진리 그대로 살기엔 너무 변했다는 겁니다. 하긴 그 정도를 알아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겁니다.
「今子修文武之道,掌天下之辯,以敎後世,縫衣淺帶,矯言僞行,以迷惑天下之主,而欲求富貴焉,盜莫大於子. 天下何故不謂子爲盜丘,而乃謂我爲盜跖? 子以甘辭說子路而使從之,使子路去其危冠,解其長劍,而受敎於子,天下皆曰孔丘能止暮禁非. 其卒之也,子路欲殺衛君而事不成,身菹於衛東門之上,是子敎之不至也. 子自謂才士聖人邪? 則再逐於魯,削跡於衛,窮於齊,圍於陳蔡,不容身於天下.子敎子路菹此患,上无以爲身,下无以爲人, 子之道豈足貴邪?]
지금 너는 문왕의 도를 닦아 천하의 입재주로 후세 사람들을 가르친다며 넓고 큰 옷에 가는 띠를 띠고 매끄러운 말과 허세로 천하의 임금들을 미혹시켜 부귀를 얻으려는 것이다. 도둑치고 너 보다 더 큰 도둑은 없는데, 세상 사람들은 어째서 너를 도구(盜丘)라 부르지 않고, 반대로 나를 도척이라 부르는 것이냐 너는 달콤한 말로 자로를 꾀어 따르게 하고, 그가 쓰고 있던 높은 관을 벗기고, 차고 있던 길 칼을 풀어놓게 한 뒤, 네 가르침을 받게 했다. 세상에서 말하기를, 공구는 난폭한 행동을 금지시키고 그릇된 행동을 금할 수 있다고들 한다. 그러나 결국 자로는 위나라 임금을 죽이려다가 일을 이루지 못하고 위나라의 동문 밖에서 사형을 받아 그의 몸이 소금에 절여지게 되었다. 이것은 너의 가르침이 불충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너는 스스로 재사니, 성인이니 자처하지만, 노나라에서 추방되었고, 위나라에서는 숨었고 제나라에서는 궁지에 몰렸었고, 진과 채나라 사이에서는 포위를 당했으니, 천하에 몸 둘 곳이 없게 되지 않았느냐? 너는 자로로 하여금 처형을 당해 몸이 소금에 절여지게 만들었으니, 결국 환란으로 위로는 몸을 보전할 길이 없고, 아래로는 사람 노릇을 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너의 도를 어찌 귀한 것이라 하겠느냐?
-도척은 공자의 속내를 짚어냅니다. 제 제자하나 건사 못하는 것이 무슨 스승이며 깨친이냐? 진리가 옳다면 어디서든 받아들여 질 터, 반대로 넌 여기저기서 배척만 당하는데 그게 다 네 세상경영이란 욕심때문 아니냐.
「世之所高,莫若黃帝,黃帝尙不能全德,而戰涿鹿之野,流血百里. 堯不慈,舜不孝,禹偏枯,湯放其主,武王伐紂,此六子者,世之所高也,孰論之,皆以利惑其眞而强反其情性,其行乃甚可羞也.
세상에서 덕이 높다고 한다면, 황제보다 더한 이가 없지만, 그 황제도 덕을 온전히 지킬 수가 없어 탁록의 들에서 싸워 백리 사방을 피로 물들였다. 요임금은 자애심이 없었고, 순임금은 효를 다하지 못했으며, 우임금은 일을 하느라 말랐고, 탕왕은 그 주군을 내쳤으며, 무왕은 주왕을 죽였고, 문왕은 유리에 유폐되었다. 이 여섯 사람은 세상에서 높이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엄격하게 논하자면, 모두가 이익 때문에 그 진실에 대해 미혹됨으로써 억지로 그 성정을 거슬렀던 사람들이다. 이들의 행동이야말로 수치스러운 것이다.
-예까지는 고척의 깨달음도 옳지요. 앎으로서는 공자나 대등하지요. 다만 여기서부터 깨친이와 주저앉는 이가 달라지지요. 본성을 어찌보느냐 입니다.
「世之所謂賢士,莫若伯夷叔齊. 伯夷叔齊辭孤竹之君而餓死於首陽之山,骨肉不葬. 鮑焦飾行非世,抱木而死. 申徒狄諫而不聽,負石自投於河,爲魚鼈所食. 介子推至忠也,自割其股以食文公,文公後背之,子推怒而去,抱木而燔死. 尾生與女子期於梁下,女子不來,水至不去,抱梁柱而死. 此六子者,无異於磔犬流豕操瓢而乞者,皆離名輕死,不念本養壽命者也.
세상에서 말하는 현사로는 백이와 숙제만한 이 없는데, 고죽의 임금 자리를 사양하고 수양산에서 굶어 죽었다. 그들의 시체는 아무도 장사를 치뤄주지 않았다. 포초라는 사람은 자기의 행동을 꾸미고 세상을 비난하다가 나무를 끌어안고 죽었다. 신도적은 임금에게 간했으나 들어주지 않자 돌을 지고 스스로 황하에 몸을 던져 물고기와 자라의 밥이 되었다. 개자추는 충성을 다해 자기의 넓적다리 살을 베어 문공에게 먹였으나, 뒤에 문공이 그를 배반하자, 그는 노하여 진나라를 떠나 살다 나무를 껴안은 채 타 죽었다. 미생은 여자와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으나 여자가 오지 않자 물이 불어도 떠나지 않고 있다가 다리 기둥을 끌어안은 채 죽었다. 이 여섯 사람은 잡기 위해 매달아 놓은 개나, 제물로 강물에 던져진 돼지나 표주박을 들고 구걸을 하러 다니는 자나 다를 것이 없다. 모두가 자기의 명분에 얽매이어 죽음을 가볍게 여기고, 근본으로 돌아가 수명을 보양하려 하지 않은 자들이다.
-도척의 왜곡됨이 시작됩니다. 조직적이고 논리적으로 망가진 잘못된 깨우침의 전형이지요. "현자면 뭐하나 제 한 몸도 건사 못하는데" 어차피 인생이란 그런 것이라면 나 편한대로 내 가진 것 누리며 살리...
「世之所謂忠臣者,莫若王子比干伍子胥. 子胥沈江,比干剖心,此二子者,世謂忠臣也,然卒爲天下笑. 自上觀之,至于子胥比干,皆不足貴也.
세상에서 말하는 충신으로는 비간이나 오자서만한 사람이 없다. 그러나 오자서는 처형을 당해 시체가 강물에 던져졌고, 비간은 가슴을 찢겨 심장이 드러내졌다. 이 두 사람은 천하에서 말하는 충신들이다. 그러나 마침내는 천하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위에서부터 살펴보건데 자서나 비간까지 모두 귀하다고 할 만한 것이 못되는 것이다.
-충신이면 뭐하나 남의 웃음거리나 되는데
「丘之所以說我者,若告我以鬼事,則我不能知也.,若告我以人事者,不過此矣,皆吾所聞知也.
네가 나를 설득시키는 방법으로 내게 귀신 얘기를 한다면 나 또한 능히 알 수 있으나, 사람에 관한 일을 가지고 얘기한다면 여기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것들은 모두 내가 알고 있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알면 나도 너 만치는 안다.. 다만 실천에 있어 넌 뒷구멍질이고 난 도적질이다. 넌 말만 앞서는 자다...
「今吾告子以人之情,目欲視色,耳欲聽聲,口欲察味,志氣欲盈. 人上壽百歲,中壽八十,下壽六十,除病瘦死喪憂患,其中開口而笑者,一月之中不過四五日而已矣. 天與地无窮,人死者有時,操有時之具而托於无窮之間,忽然无異騏驥之馳過隙也. 不能說其志意,養其壽命者,皆非通道者也.
너에게 사람의 성정에 대해 얘기해 주겠다. 눈은 좋은 빛깔을 보려 하고, 귀는 좋은 소리를 듣고 싶어하며, 입은 좋은 맛을 보려 하고, 기분은 만족을 바란다. 사람의 수명은 기껏해야 백살, 중간 정도로는 80살, 밑으로 가면 60살이다. 그것도 병들고 여위고 죽고 문상하고 걱정으로 괴로워하는 것을 빼고 나면 입을 벌리고 웃을 수 있는 것은 한 달 중에 불과 사오일 에 지나지 않는다. 하늘과 땅은 무궁하지만 사람에게는 죽음에 이르는 일정한 때가 있다. 이 유한한 육체를 무궁한 천지 사이에 맡기고 있기란 준마가 좁은 문틈을 달려 지나가 버리는 것과 같다. 따라서 자기의 기분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그 수명을 보양하지 못하는 자는 모두가 도에 통달하지 못한 사람인 것이다.
-왜곡됨의 극치지요. 사람이 나서 제 수명 다하고 죽는 것이 옳고, 기왕이면 내 하고픈 대로 잘 살다 가면 좋지 않느냐? 그게 본성아니냐...
「丘之所言,皆吾之所棄也,亟去走歸,无復言之! 子之道,狂狂汲汲,詐巧虛僞事也,非可以全眞也,奚足論哉!」
네가 하는 말들은 모두 내가 버리는 것들이다. 당장 뛰어 돌아가거라.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말아라 너의 도라는 것은 본성을 잃은 채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사기와 허위의 사실일 뿐이다. 그런 것으로는 사람의 참된 모습을 보전할 수 없느니라. 어찌 논의할 대상이나 되겠느냐
-공자에게 말하지요. 네가 진리를 알면서도 속내가 구리니 그리 남을 앞세워 호령하려는 얕은 수작이나 하지만 난 내 스스로 떼를 일으켜 건사하며 산다. 너도 남의 손 빌지 말고 당당하게 도둑질이라도 해라... 행동하지 못하는 깨달음도 부끄러운데, 그저 남의 뒤에 숨어 제 이익이나 구하는 모습이 구차하지 않은가?
孔子再拜趨走,出門上車,執轡三失,目芒然无見,色若死灰,據軾低頭,不能出氣. 歸到魯東門外,過遇柳下季. 柳下季曰:「今者闕然數日不見,車馬有行色,得微往見跖邪?」 孔子仰天而歎曰:「然.」 柳下季曰:「跖得无逆汝意若前乎?」 孔子曰:「然. 丘所謂无病而自灸也,疾走料虎頭,編虎須,幾不免虎口哉!」
공자는 두 번 절하고 빠른 걸음으로 문을 나와 수레에 올라서는 말고삐를 세 번이나 잡았다 놓쳤다. 눈은 멍하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얼굴은 잿빛이었다. 수레 앞턱의 가로나무에 기대어 머리를 떨구고는 숨도 쉬지 못할 정도였다. 노나라의 동문에 이르러 유하계를 만났다. 유하계가 말했다. “요즘 며칠 동안 보이지 않더니, 거마의 행색을 보니, 혹시 도척을 만나러 갔다가 오는 길이 아닌가?” 공자는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고 말하기를,“그렇다네.”유하계가 말했다. “도척이란 놈이 전에 내가 얘기한 대로이지 않던가?” 공자가 말했다. “그랬네. 아픈데도 없는데 뜸을 뜬 셈이 되고 말았네. 허둥대며 달려가다가 호랑이 머리를 매만지고 호랑이 수염을 잡아당긴 셈이니 자칫하면 호랑이에게 먹힐 뻔했네.”
-입만 가지고 세치 혓바닥으로 세상을 농단하려던 공자가 도척의 꿰뚫어 봄을 이기지 못하지요. 논리로도 앎으로도 이기지 못하지만 더 못한 것은 실현하지 못하고 입으로만 호사부리는 것...
깨친이의 도리는 그리 뒷구멍으로 제 한몸 챙기는 것 아닙니다. 온 몸으로 불의를 항거하는 것이 깨친이의 사는 이유입니다. 장자가 공자를 힐난함은 그런 의도의 문제지요.
2.
子將問於滿苟得曰:「盖不爲行? 无行則不信,不信則不任,不任則不利. 故觀之名,計之利,而義眞是也. 若棄名利,反之於心,則夫士之爲行,不可一日不爲乎!」
자장이 만구득에게 물었다:[어째서 인의를 숭상하면서도 행하지는 않습니까? 인의를 행하지 않으면 신용을 얻지 못하고, 신용을 얻지 못하면 벼슬에 오르지 못하며, 벼슬에 오르지 못하면 이익이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명예로 보나, 이익으로 따지거나 인의야말로 가장 좋은 것입니다. 만약 명예나 이익 문제를 떠나 마음에 돌이켜 생각해 볼 때, 선비가 행동함에 있어서 인의는 하루도 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인의를 행해야지요... 원론 적인 얘기지요.
滿苟得曰:「无恥者富,多信者顯. 夫名利之大者,幾在无恥而信. 故觀之名,計之利,而信眞是也. 若棄名利,反之於心,則夫士之爲行,拘其天乎!」
만구득이 말했다:[수치를 모르는 자가 부자가 되고, 신뢰좋은 사람이 출세합니다. 대저 명예와 이익이 큰 사람은 수치가 없으니 신뢰받는 것. 그러므로 명예란 관점에서 보든, 이익으로 계산하든 신뢰가 가장 좋은 것이 됩니다. 만약 명예와 이익을 내버리고 마음에 돌이켜 생각해 본다면 선비의 행동은 그의 천성을 간직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이론과 실제는 일치하지 않습니다. 더더구나 인과론으로 "착하면 복받는다"라는 식의 설명은 옳지 않지요... 다만 깨우친 자의 도리는 자기 해석을 버리고 하늘을 따르려는 겁니다.
子將曰:「昔者桀紂貴爲天子,富有天下,今謂臧聚曰,汝行如桀紂,則有怍色,有不服之心者,小人所賤也. 仲尼墨翟,窮爲匹夫,今謂宰相曰,子行如仲尼墨翟,則變容易色稱不足者,士誠貴也. 故勢爲天子,未必貴也.,窮爲匹夫,未必賤也.,貴賤之分,在行之美惡.」
자장이 말했다:[옛날에 걸왕과 주왕은 천자라는 귀한 자리에 있으면서 온 천하의 부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노예들에게라도 이르기를 너의 행동이 걸이나 주와 같다고 하면, 곧 부끄러운 빛을 띠리라. 불복하는 마음은 소인배의 천함이라. 공자와 묵자는 필부로서 궁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나 지금 재상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라도 말로 당신의 행동이 공자와 묵자 같다고 말하면 곧 얼굴빛을 바꾸면서 그런 정도에 이르기에 부족하다고 말하게 되는데, 이들은 선비들이 진실로 존경하고 귀하게 여기는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천자의 권세를 지녔다 해도 반드시 존귀하지 않을 수 있고, 필부로서 궁하게 지낸다 해도 반드시 천한 것은 아닙니다. 귀천의 구분은 행동이 아름답고 추한 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입니다.]
-동의합니다. 사람의 가치는 지위고하, 빈부격차가 만드는 것 아니지요. 제 하는 양을 보면 압니다. 이득과 명예를 대하는...
滿苟得曰:「小盜者拘,大盜者爲諸侯,諸侯之門,仁義存焉. 昔者桓公小白殺兄入嫂,而管仲爲臣.,田成子常殺君竊國,而孔子受幣. 論則賤之,行則下之,則是言行之情悖戰於胸中也,不亦拂乎! 故書曰:"孰惡孰美? 成者爲首,不成者爲尾."」
만구득이 말했다:[작은 도적은 잡히고 말지만 큰 도적은 제후가 됩니다. 그런데 제후의 문하에는 의로운 선비들이 모이게 됩니다. 옛날의 제나라 환공 소백은 자기의 형을 죽이고 형수를 부인으로 삼았으나, 현명한 관중이 그의 신하가 되었습니다. 전성자 상은 제나라 임금을 죽이고 나라를 훔쳤으나, 공자는 그로부터 폐물을 받았습니다. 천함을 논하자면 행동으로는 하질이요 이런 언행의 뜻은 그 마음에서 뒤죽박죽이란 것이니 이 도한 어그러짐 아니요! 그러므로 옛 책에서 말하기를 ‘어떤 것이 나쁘고 어떤 것이 아름다운지 알 수가 없다. 성공을 하면 우두머리가 되어 존경받고, 성공하지 못하는 자는 꼬리가 되어 천대받게 된다’고 했습니다.]
-실제 세계는 이리 비 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기실 그리 됨은 깨친 이가 제 마음하나 못다스려서지요... 그저 사람이라면 다 잘 나려고만 하니...
子將曰:「子不爲行,卽將疏戚无倫,貴賤无義,長幼无序.,五紀六位,將何以爲別乎?」
자장이 말했다:[선생님께서 인의를 행하지 않으시면 “멀고 친한 사람 간에 윤리가 없어지고, 귀하고 천한 신분의 기준도 없게 될 것이며, 어른과 아이의 질서도 없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구별할 수가 있겠습니까?]
-인의예지가 없으면 사람다움 질서가 깨지지 않나요?
滿苟得曰:「堯殺長子,舜流母弟,疏戚有倫乎? 湯放桀,武王殺紂,貴賤有義乎? 王季爲適,周公殺兄,長幼有序乎? 儒者僞辭,墨者兼愛,五紀六位將有別乎!]
만구득이 말했다:[요임금은 맏아들을 죽였고, 순임금은 이복 동생을 귀향 보냈었는데, 멀고 친한 사람간의 인륜입니까? 탕임금은 걸왕을 내쳤고, 무왕은 주왕을 죽였는데, 귀하고 천한 신분의 기준이 있는 것입니까? 왕계는 형을 물리치고 왕위의 계승자가 되었고, 주공은 형을 죽였는데 어른과 아이의 질서가 있는 것입니까? 유학자들은 거짓된 이론을 펼치고, 묵가의 사람들은 모든 사람을 다같이 사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오륜과 육기의 분별이 있는 것입니까?]
-있으면 뭐하나요 실지 그리 지키지 못하는데...
「且子正爲名,我正爲利. 名利之實,不順於理,不監於道. 吾日與子訟於无約曰:"小人殉財,君子殉名.其所以變其情,易其性,則異矣.,乃至於棄其所爲而殉其所不爲,則一也." 故曰,无爲小人,反殉而天.,无爲君子,從天之理. 若枉若直,相而天極.,面觀四方,與時消息. 若是若非,執而圓機.,獨成而意,與道徘徊. 无轉而行,无成而義,將失而所爲. 无赴而富,无殉而成,將棄而天.
그런데도 선생께서는 명분을 바르다고 주장하고 저는 이익을 바르다고 주장합니다. 명분과 이익이 실체에 있어서는 이치에 순응되지도 않고 도리에 비추어보지도 않는 것입니다. 제가 전에 무약에게 물으니,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소인들은 재물을 추구하고, 군자들은 명예를 추구한다. 그들이 그들의 뜻이 변하고 본성이 변함은 서로 다른 것. 그들이 마땅히 하여야 할 일은 버리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추구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하나같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소인배 되지 말고 하늘에 목숨걸고, 군자연 하지도 말고 하늘의 원리를 따르기만 하라고 하는 것이다. 굽었든 곧든 하늘의 지극함이다. 사방을 살피고 때를 따라 살아가라, 시비를 볼 땐 그들이 서로 돌고 돈다는 걸 잊지마라. 자기의 뜻을 홀로 이룩하여 진리와 더불어 세상에 노닐어야 한다. 맴돌지 말고, 의로움을 이루려 애쓰지 마라 제 할 도리 못하게 된다. 자기의 부를 추구하지 말고, 성공하려 애쓰지 마라 그런 행동은 자기의 천성을 버리는 결과가 될 것이다.
-당신과 나는 한 경우를 서로 다른 눈으로 봅니다 당신은 명분으로 난 실리로... 누가 옳다 그르다의 시비나 논리의 문제 아니라 사람됨이 문제지요. 맘가짐이 문제입니다.
「比干剖心,子胥抉眼,忠之禍也.,直躬證父,尾生溺死,信之患也.,鮑子立乾,申子不自理廉之害也.,孔子不見母,匡子不見父,義之失也. 此上世之所傳,下世之所語,以爲士者正其言,必其行,故服其殃,利其患也.」
비간은 심장이 도려내어지고 오자서는 눈이 도려내졌는데, 충성하려 했기 때문에 닥친 재난이었던 것이다. 직궁은 아버지의 도둑질을 증언했다가 처벌되었고, 미생이 여자와의 약속을 지키려다가 다리 밑에서 물에 빠져 죽은 것은 신의를 지키려던 환란인 것이다. 포자가 나무를 끌어안고 선 채로 말라죽고, 신자가 자기 변명도 못해보고 목매어 죽었던 것은 깨끗함을 지키려다 받은 피해이다. 공자가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종신을 하지 못하고, 광자가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종신하지 못했던 것은, 의로움을 지키려는 데서 온 과실이다. 이상은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고 후세에도 전해질 사실들이다. 선비 된 사람으로서 자기 말이 올바르려면 반드시 행동이 그에 부합하여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그런 재앙을 당하고 그런 환란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저 제 스스로를 어떤 논리에 매어두어 제 스스로를 옭아매는 짓 하는 것이야말로 본성을 해치는 겁니다. 인이니 의니 따지고 고집하지 말고... 매사에 하늘 뜻을 따름이 인의 따짐보다 진리에 가까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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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无足問於知和曰:「人卒未有不興名就利者.彼富則人歸之,歸則下之, 下則貴之. 夫見下貴者,所以長生安體樂意之道也. 今子獨无意焉,知不足邪,意知而力不能行邪! 故推正不忘邪?」
무족이 지화에게 물었다:[사람은 종내 명예를 떨치려하고 이익을 취하려하는 법. 그가 부유해지면 사람들이 모여들고, 모여들어서는 그에게 머리를 숙이고, 남들이 머리를 숙이면 그는 귀해지는 것입니다. 남을 아래로보며 귀해짐은 오래 살고 몸을 편안히 하고, 뜻을 즐겁게 하는 근거가 되는 도인 것입니다. 지금 당신만이 그 일에 뜻이 없으니, 지혜가 모자라기 때문입니까? 뜻과 지혜는 있지만 힘이 없어 실행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올바른 것만 추구하느라 딴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사람이란 명예나 이득을 쫓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그게 인간이라면 갖는 바람아니겠는가? 그를 따름이 본성을 따름이지 않나? 공부함은 그걸 이루는 수단이라....
知和曰:「今夫此人以爲興己同時而生,同鄕而處者,以爲夫絶俗過世之士焉.,是專无主正,所以覽古今之時,是非之分也,與俗化. 世去至重,棄至尊,以爲其所爲也.,此其所以論長生安體樂意之道,不亦遠乎! 慘怛之疾,恬愉之安,不監於體.,怵惕之恐,欣懽之喜,不監於心.,知爲爲而不知所以爲,是以貴爲天子,富有天下,而不免於患也.」
지화가 말했다. “지금 명예와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자기와 같은 시대에 살고 있고, 같은 고장에서 생활하고 있는데도 나 같은 사람을 세속을 초월한 선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올바른 표준도 없이 예전부터 오늘에 이르는 시대의 흐름과 시비의 분별 만을 생각하기 때문이고 이게 풍속이 돼버려서입니다. 세상이 중요함을 떠나고 존귀함을 버림이 당연시된 것이지요. 이래 가지고는 그들이 오래 살고 몸을 편안히 하고 뜻을 즐겁게 하는 진리를 논한다는 것이 또한 동떨어진 일이 아닌가! 몸의 참담한 고통과 편하고 유쾌함 등을 살피지 않고, 마음의 불안한 두려움과 날뛸 듯한 기쁨을 살피지 않는 것입니다. 뭘 할 줄만 알았지 왜 해야지는 모르는겁니다. 그래서 천자란 존귀한 위치에 놓이고 천하를 다 차지하는 부를 지니게 되더라도 환란을 면치 못하는 것입니다.]
-뭐 나더러 탈속했네 유별나네 하지만, 결국은 스스로를 존귀히 여긴다는 개념의 차이지요... 몸이 귀하다는 것이 당신이 말하는 것이고 난 내 정신이 귀하다 보는 겁니다.
즉, 어덯게하면 부귀할까를 생각하는 것 아니라 왜 스스로를 귀히여겨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 일입니다.
无足曰:「富貴之於人,无所不利,窮美究埶,至人之所不得逮,賢人之所不能及,俠人之勇力而以爲威强,秉人之知謀以爲明察,因人之德以爲賢良,非享國而嚴若君父. 且夫聲色滋味權勢之於人,心不待學而樂之,體不待象而安之. 夫欲惡避就,固不待師,此人之性也. 天下雖非我,孰能辭之!」
무족이 말했다:[사람에게 부귀란 이롭지 않음이 없지요. 어떤 아름다움도 이룰 수 있고, 어떤 권세라도 추구할 수 있으니 이것은 지극한 깨달음을 이룬 사람도 미칠 수 없는 일이며, 어진 현인도 따라갈 수 없는 일입니다. 남의 용기와 능력을 빌어 위세를 떨치고 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남의 지혜와 계략을 이용하여 명석하게 잘 살필 수도 있습니다. 남의 덕을 근거로 하여 현명하고 어질게 행동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나라를 다스리고 있지 않아도 임금이나 아버지 같은 위엄을 지닐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음악이나 미술이나 권세와 같이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들을 배우지 않고도 즐길 수가 있습니다. 몸은 다른 물건을 빌지 않고도 편안할 수 있습니다. 탐나는 것을 얻고 싫어하는 것을 피하는 건 스승을 기다릴 것 없이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사람의 본성입니다. 누가 그것을 마다하겠습니까?]
-실지 권세자들이라면 그런 모든 자기 욕구를 채울수있고 채웁니다. 굳이 어렵게 스스로 진리를 깨우치기보다 깨친 이를 쓸 수 있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원하는 걸 얻으려함은 당연하지요...
知和曰:「知者之爲,故動以百姓,不違其度,是以足而不爭,无以爲故不求. 不足故求之,爭四處而不自以爲貪.,有餘故辭之,棄天下而不自以爲廉. 廉貪之實,非以迫外也,反監之度. 勢爲天子而不以貴驕人,富有天下而不以財戲人. 計其患,慮其反,以爲害於性,故辭而不受也,非以要名譽也. 堯舜爲帝而雍,非仁天下也,不以美害生也.,善卷許由得帝而不受,非虛辭讓也,不以事害己. 此皆就其利,辭其害,而天下稱賢焉,則可以有之,彼非以興名譽也.」
지화가 말했다:[지혜 있는 사람의 행동은 백성들을 위함으로 삼아서 그 기준을 어기지 않기에 언제나 만족하고 다투지 않고 굳이 할 욕심없으니 바람도 없지요. 바람이 있으면 족함을 모르지요 사방으로 다투면서도 스스로 탐욕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양할 줄 알기에 여유가 생기며, 천하를 버리고도 스스로를 청렴하다하지 않습니다. 청렴하다거나 탐욕스럽다는 실제 는 밖의 문제 아니요 분수를 살핌입니다. 천자의 권세를 누리고 있으면서도 존귀하다고 남에게 교만하지 않고, 천하의 부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재물로 사람을 희롱하지 않습니다. 걱정거리를 세보고 그 반응을 염려하기에, 본성을 해치지 않기에 사양하고 받지 않는 것이지 그저 빈 말로 사양함아닙니다. 요순이 왕이되어 왕노릇함은 천하에 어짊을 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명예나 이익 때문에 삶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선권이나 허유가 임금자리를 내주어도 받지 않았던 것은 공연히 사양한 것이 아니라, 번거로운 일로 인해 자기를 해치지 않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가 그의 이로움을 위해 그 피해를 사퇴한 것이어서 천하 사람들은 현명하다고 칭송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들이 천하를 차지할 수 있는데도 차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명예를 추구해서 그렇게 했던 것이 아닙니다.]
-탈속한 것은 아니지만 안분지족하려 함입니다. 물론 권세를 지니고도 남을 돕고 좋은 일을 하겠으나... 사람의 마음이란 가지면 더 가지고 싶어하는 것도 사람의 허물된 본성입니다. 그를 경계하는 것입니다. 애초에 꺼리될 만한 것과 거리 둠이지 기벽이 있어서 자리를 마다하는 것 아닙니다.
无足曰:「必持其名,苦體絶甘,約養以持生,則亦久病長阨而不死者也.」
무족이 말했다: [제 명예를 지키려는 사람이 자신을 괴롭히고 단것도 먹지 않으며 몸의 보양을 아낌으로써 생활만을 지탱해갑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오랫동안 앓으면서 죽지않고 사는 것이나 같은 것입니다.]
-그런 건 오히려 제 명예를 지키려는 것 아닌가요? 그리 몸을 고달프게하는 것이 깨우침인가?
知和曰:「平爲福,有餘爲害者,物莫不然,而財其甚者也. 今富人,耳營於鐘鼓管籥之聲,口嗛於芻豢醪醴之味,以感其意,遺忘其業,可謂亂矣.,侅溺於馮氣,若負重行而上坂也,可謂苦矣.,貪財而取慰,貪權而取竭,靜居則溺,體澤則馮,可謂疾矣.,爲欲富就利,故滿若堵耳而不知避,且憑而不舍,可謂辱矣.,財積而无用,服膺而不舍,滿心戚醮,求益而不止,可謂憂矣,,內則疑刦請之賊,外則畏寇盜之害,內周樓疏,外不敢獨行,可謂畏矣. 此六者,天下之至害也,皆遺忘而不知察,及其患至,求盡性竭財,單以反一日之无故而不可得也. 故觀之名則不見,求之利則不得,繚意體而爭此,不亦惑乎!」
지화가 말했다:[평범한 것이 복이요, 여유로우면 해가 된다는 것은 만물이 그렇지만 재물에 있어서는 더욱 심합니다. 지금 부자들은 귀로는 종, 북, 저, 피리의 소리를 들으며 즐기고, 입으로는 짐승 고기와 맛있는 술맛을 실컷 봄으로써 그의 뜻을 만족시키는 한편 그의 할 일은 잊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것이 혼란이라 말할 만한 것입니다.
자신의 성한 기운에 빠져 들어가 무거운 짐을 지고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이것은 고통이라 말할 만한 일입니다.
재물을 탐내어 병에 걸리고, 권력을 탐내어 정력을 다 쓰며, 고요히 살게 되면 정욕에 빠지고, 편안하면 나태해지니 이것이 질병이라 말할 만한 일입니다.
재부를 쌓고도 사용할 줄 모르며 쌓기만 하고 내놓지 못하니 마음은 번뇌로 가득해도 더 원하지 멈춤이 없으니 근심이라 할 것이요.
집안에 있으면 강도가 들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밖에 나가면 도적들에게 해를 입지나 않을까 두려워합니다. 집은 망루로 두르고 밖에는 홀로 다니지 못합니다. 그러니 이것은 두려움이라 말할 만한 것입니다.
-기실 권세자들이 육신적으로는 누리고 있지만 심적으로는 불안합니다.
此六者,天下之至害也,皆遺忘而不知察,及其患至,求盡性竭財,單以反一日之无故而不可得也. 故觀之名則不見,求之利則不得,繚意體而爭此,不亦惑乎!」
이 여섯 가지는 천하의 지극한 폐해인 것입니다. 그러나 모두들 이것을 던져버리고 잘 살필 줄 모릅니다. 그 환란이 닥쳐야만 그의 삶을 다하고 재물을 다 바쳐서라도 단 하루의 무고한 날로라도 돌아가기를 원하지만, 그 때는 이미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명예란 관점에서 보아도 알 수 없고 추구해도 얻는 것이 없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자기 마음을 얽매고 자기 몸을 해치면서까지 이런 것을 다투고 있으니 또한 미혹된 일이 아니겠습니까?]
-자기 마음이라는 것도 결국 보면 제 기분이요 욕망을 채움이지요... 사람은 몸과 마음이 있어 내 생각이 내 마음이라 생각하지만 마음엔 제 의욕과 진리에 연결된 양심과 자존심이 있는 겁니다. 하늘 본성을 살자는 것은 진리와 열결된 하늘과 연결된 자기를 살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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