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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후집

더 키우지 말고....

100.  
風花之瀟洒, 雪月之空淸,唯靜者爲之主。
水木之榮枯, 竹石之消長,獨閒者操其權。
풍화지소쇄 설월지공청 유정자위지주
수목지영고 죽석지소장 독한자조기권

바람과 꽃의 산뜻함, 하늘에 걸린 눈처럼 시린 달은 고요한 자의 눈에만 뵈니, 
물과 나무의 번성함과 메마름, 바위사이 대나무의 자람과 사라짐은 홀로 한가한 사람 만이 그 볼 권리를 쥘 수 있도다.

자연 모든 것의 나고 짐을 살펴볼 줄 아는 사람은 청아한 사람이다. 
무심하거나 모자란 사람은 당장 제 안전의 이익에 급급해 
감히 자연의 이치를 돌아볼 여유도 생각도 없다. 

자연은 늘 그 자리에 있어도 오늘과 어제가 같지않으니...
자연이 변한건가? 
내가 변한건가? 
일찌기 선현들은 그걸 간파하고 자기 마음을 다스렸고...
제자는 스승의 마음과 공조하려 애쓰면서 스스로의 아집을 깨트려 갔다. 

어른을 모시고 산천유람 함은 
어다가서 밥 만 먹고 오려는 것 아니라. 
어른들의 눈높이를 알고 배우려는 것... 

집에 밥이 없나 가까운데 식당이 없나.... 
줄창달려 밥 한끼 해치우고 오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 
노인네 보폭에 맞추어 천천히 걸으며 나이든 안목을 배우는 것... 
그래서 내 마음이 넓어지는 경험이 여행이다. 

한 번 어르신과 보폭 맞춰가며 걸어보라... 
컸다고 머리 굵었다고 
힘없는 노인네 엉겨붙어 힘으로 윽박하려말고...
가뜩이나 기력딸려 섭섭함 만 더 키우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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