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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후집

사랑이 솟아나야...

069.  

 

狐眠敗砌, 兎走荒臺,盡是當年歌舞之地。

露冷黃花, 烟迷衰草,悉屬舊時爭戰之場。

盛衰何常?

强弱安在?

念此,令人心灰。

호면패체 토주황대 진시당년가무지지

로냉황화 연미쇠초 실속구시쟁전지장

성쇠하상

강약안재

념차 영인심회


무너진 돌계단엔 여우가 졸고  무너진 누대엔 토끼만 서성이니, 이 모두 당대엔 노래하고 춤추던 곳이로다.

이슬은 차갑게 국화에 떨어지고 안개는 시든 풀 속에 어지러워 고적해도다 옛날의 전쟁터였던 마당이로다.

성하고 쇠함이 어찌 늘 한결 같고,

강하고 약한 자가 함께 편안히 있을 수 있는가?

이를 생각하면 사람의 마음은 싸늘한 재와 같이 되도다.

 

세상의 영고성쇠란 덧없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재처럼 싸늘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 또한 마음공부의 적...

 

그런 허망함에 빠지면 회의주의나 냉소주의자 되기 쉽다.

마음공부가 무언가를 깎아내어 인성을 망가뜨리는 것 아닌 이유다. 

덧없고 허망한 실상을 바로보고

그 가운데 신음하는 사람들의 시름을 덜어주는 일이

마음공부 제대로 한 사람의 몫이다.   

 

세상을 향해 장탄식에 혀차면 마음 다 자란 것 아니다

단지 지치고 삐뚤어진 것 뿐이지...

 

마음공부는 그 마음에서 사랑이 무함히 솟아나야 제대로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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