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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전집

세살박이 한테도...

224.

桃李雖艶,何如松蒼栢翠之堅貞? 

梨杏雖甘,何如橙黃橘綠之馨冽?

信乎! 濃夭不及淡久。早秀不如晩成也。

도리수염 하여송창백취지정? 

이행수감 하여등황귤록지향렬? 

신호! 농요불급담구

 

복숭아와 배꽃이 비록 아름답다고 어찌 저 푸른 송백의 굳은 절개와 같을 수 있으랴. 배와 살구가 비록 달다 하나 어찌 노란 유자와 푸른 귤의 맑은 향기와 같을 수 있으랴. 믿어라! 농염하고 요염한것이 담백한 것만치 오래가지 못하는 법. 


나이들면 너무 신 것 못먹고 더 나이들면 짜고 매운 맛에 둔해진다. 

더 이상 신 것 못먹는다면 늙어가는 신호인 줄 알아채고 몸을 생각해야 한다. 

늘기 싫다고 혓바닥을 갈아치울수 있나? 

갈아치운들 입 맛 돌아오나 말이다.  


즉, 이젠 맛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하는 것... 

입에 덜 달고 덜 짜고 매워도 그 맛에 적응해야지 

입 맛 당긴다고 소금 퍼넣고 고추 퍼넣으면 고혈압 위장병 생기는 거다. 


노는 것도 그렇다. 

아직도 기운 남았다고 펄펄 뛰면 늙은이 체신없는 망발이요 

기운 딸려 마음만 앞서면 노망이다. 

나이들면 그런 놀이는 애들에게 넘겨주고 지켜 볼 일... 

지켜보다 도에 지나치면 한마디 넌즈시 건넬 일... 


나잇값 못하고 때와 장소 못가리며 

망녕부리고 노망부리면 어린 사람들에게라도 욕먹어 싼게다. 


물론 어린 놈이 노인정에 들어가 무작정 '논네들 다 뒈져라' 한다면 

그놈은 후레자식이지만 

저자 거리에서 늙은게 벼슬인 양 추접 떨면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혀차고 속으로 욕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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