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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國史記

列傳 第九-倉助利

倉助利

 

倉助利 高句麗人也 烽上王時 爲國相. 時慕容廆爲邊患. 王謂群臣曰 “慕容氏兵强 屢犯我疆埸 爲之奈何?”

창조리 고구려인야 봉상왕시 위국상. 시모용외위변환. 왕위군신왈 “모용씨병강 누범아강역 위지내하?”

창조리(倉助利)는 고구려인인데 봉상왕(烽上王) 때 국상(國相)이 되었다. 당시에는 모용외(慕容廆)가 변경의 걱정거리였다. 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일러 말했다.“모용씨는 군대가 강성하여 누차 우리의 영토를 침범하니 어찌하면 좋겠는가?”

 

倉助利對曰 “北部大兄高奴子 賢且勇 大王若欲禦寇安民 非高奴子 無可用者.” 王以爲新城太守 慕容廆不復來.

창조리대왈 “북부대형고노자 현차용 대왕약욕어구안민 비고노자 무가용자 왕이위신성태수 모용외불복래.

창조리가 대답하였다. “북부(北部)의 대형(大兄) 고노자(高奴子)가 어질고도 용맹하니, 대왕께서 외적을 막아 백성을 편안하게 하고자 하신다면 고노자가 아니고는 쓸만한 자가 없습니다.” 왕이 고노자를 신성(新城) 태수로 삼으니, 모용외가 다시는 오지 못했다.

 

九年秋八月 王發國內丁男年十五已上 修理宮室. 民乏於食 困於役 因之以流亡. 倉助利諫曰 “天災荐至 年穀不登 黎民失所 壯者流離四方 老幼轉乎溝壑. 此誠畏天憂民 恐懼修省之時也. 大王曾是不思 驅飢餓之人 困木石之役 甚乖爲民父母之意. 而況比隣有强梗之敵 若乘吾弊以來 其如社稷生民何? 願大王熟計之.”

구년추팔월 왕발국내정남년십오이상 수리궁실. 민핍어식 곤어역 인지이유망. 창조리간왈 “천재천지 년곡부등 여민실소 장자유리사방 노유전호구학. 차성외천우민 공구수성지시야. 대왕증시불사 구기아지인 곤목석지역 심괴위민부모지의. 이황차린유강경지적 약괴오폐이래 기여사직생민하? 원대왕숙계지.”

9년(서기 300) 가을 8월에 왕이 15세 이상 되는 전국의 장정을 징발하여 궁실을 수리하였다. 백성들이 먹을 것이 부족한데다 노역에 시달려 정처없이 떠돌아다녔다. 창조리가 간하여 아뢰었다. “천재가 거듭되고 흉년이 드니 백성들이 살길을 잃어 장정들은 사방으로 떠돌고 노인과 아이들은 구렁텅이에서 뒹굴고 있습니다. 지금은 참으로 하늘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염려하며 두려운 마음으로 반성해야 할 때입니다. 대왕께서는 이것을 생각하지 않으시고 굶주림에 허덕이는 백성들을 내몰아 토목공사의 부역에 시달리게 하시니, 만백성의 부모가 되신 뜻에 크게 어긋나는 일입니다. 더구나 가까운 이웃에 강한 적이 있으니 만약 우리가 피폐해진 틈을 타서 그들이 쳐들어온다면 사직과 백성들은 어찌 되겠습니까? 원컨대 대왕께서는 깊이 헤아려주소서.”

 

王慍曰 君者 百姓之所瞻望也 宮室不壯麗 無以示威重 今相國 蓋欲謗寡人 以干百姓之譽也.

왕온왈 군자 백성지소첨망지 궁실불장려 무이시위중 금상국 개욕방과인 이간백성지예야.

왕이 성내며 말했다. “임금이란 백성들이 우러러 보는 존재이다. 궁실이 장엄하고 화려하지 않으면 위엄을 보일 수 없다. 지금 국상은 과인을 비방함으로써 백성들의 칭송을 구하고자 하는가?”

 

助利曰 “君不恤民 非仁也 臣不諫君 非忠也 臣旣承乏國相 不敢不言 豈敢干譽乎?” 王笑曰 “國相欲爲百姓死耶 冀無後[後 恐作復]言.”

조리왈 “군불휼민 비인야 신불간군 비충야 신기승핍국상 불감불언 이감간예호?” 왕소왈 “국상욕위백겅사야 기무후[후 공작복]언.”

창조리가 말했다. “임금이 백성을 불쌍히 여기지 않는다면 이는 인(仁)이 아니며, 신하가 임금에게 간언을 하지 않는다면 충(忠)이 아닙니다. 신이 이미 분에 넘치는 국상의 자리에 있기에 감히 말씀드리는 것이지, 어찌 감히 백성들의 칭송을 바라겠습니까?”

왕이 웃으며 말했다. “국상은 백성을 위하여 죽고자 하는가? 다시 말하지 않기를 바란다.”

 

助利知王之不悛 退與群臣謀廢之. 王知不免 自縊.

조리지왕지불전 퇴여군신모폐지. 왕지불면 자액.

 

창조리는 왕이 잘못을 뉘우치지 않을 것임을 알고 물러나와 여러 신하들과 함께 폐위시킬 것을 모의했다. 왕이 면할 수 없음을 알고 스스로 목매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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