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羅本紀 第十 -閔哀王

閔哀王

 

 

閔哀王立 姓金氏 諱明 元聖大王之曾孫也 大阿飡忠恭之子 累官爲上大等 與侍中利弘 逼王殺之 自立爲王 追諡考爲宣康大王 母朴氏貴寶夫人爲宣懿太后 妻金氏爲允容王后 拜伊飡金貴爲上大等 阿飡憲崇爲侍中.

민애왕립 성김씨 휘명 원성대왕지증손야. 대아찬충공지자 누관위상대등 이시중이홍 핍왕상지자립위왕. 추시고위선강대왕 모박씨귀보부인위선의태후 처김씨위윤용왕후 배이찬김귀위상대등 아찬헌숭위시중,

 

민애왕(閔哀王)이 왕위에 올랐다. 성은 김씨이고, 이름은 명(明)이다. 원성대왕의 증손이다. 대아찬 충공(忠恭)의 아들로, 여러 관직을 거쳐 상대등이 되었고, 시중 이홍(利弘)과 함께 임금을 핍박하여 죽이고 스스로 임금이 되었다. 아버지를 선강대왕(宣康大王)으로 삼아 추존하고, 어머니 박씨 귀보부인(貴寶夫人)을 선의태후(宣懿太后)로 삼았고, 아내 김씨를 윤용왕후(允容王后)로 삼았다. 이찬 김귀(金貴)를 상대등으로 삼고, 아찬 헌숭(憲崇)을 시중으로 삼았다.

 

二月 金陽募集兵士 入淸海鎭 謁祐徵 阿飡祐徵在淸海鎭 聞金明簒位 謂鎭大使弓福曰 “金明弑君自立 利弘枉殺君吾父 不可共戴天也 願仗將軍之兵 以報君父之讎.”

이월 김양모집병사 입청해진 알우징 아찬우징재청해진 문김명찬위 위진대사궁복왈 “김명시군자립 이홍왕살군오부 불가공재천야, 원장장군지병 이보군부지수.”

 

2월, 김양(金陽)이 병사들을 모집하여 청해진(淸海鎭)으로 들어가 우징(祐徵)을 알현하였다. 아찬 우징은 청해진에 있으면서 김명(金明)이 왕위를 빼앗았다는 소문을 듣고 청해진 대사 궁복(弓福, 장보고)에게 말하였다. “김명은 임금을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되었고, 이홍은 임금과 나의 아버지를 죽였으니, 그들과는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 수 없습니다. 원컨대 장군의 병사들을 빌려 임금과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자 합니다.”

 

 

弓福曰 “古人有言 見義不爲 無勇 吾雖庸劣 唯命是從 遂分兵五千人 與其友鄭年 曰 非子 不能平禍亂.”

궁복왈 고인유언 친의불위 무용 오수용렬 유명시종 수분병오천인 여기우정년 왈 “비자 불능평화란”

 

궁복이 말하였다. “옛사람의 말에 ‘정의를 보고도 행동하지 않는 자는 용기 없는 자’라 하였으니, 내 비록 용렬하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하고 마침내 병사 5천을 나누어 그의 친구인 정년(鄭年)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그대가 아니면 이 환란을 평정하지 못하리라.”했다.

 

冬十二月 金陽爲平東將軍 與閻長張弁鄭年駱金張建榮李順行統軍 至武州鐵冶縣. 王使大監金敏周出軍迎戰 遣駱金李順行 以馬軍三千突擊 殺傷殆盡.

동십이월 김양위평동장군 여염장장변정년낙금장건영이순행총순 지무주철야현. 왕사대감김민주출군영전 견낙금이순행 이마군삼천돌격 살상시진.

 

겨울 12월, 김양이 평동장군이 되어 염장(閻長)ㆍ장변(張弁)ㆍ정년ㆍ낙금(駱金)ㆍ장건영(張建榮)ㆍ이순행(李順行) 등과 함께 군대를 거느리고, 무주(武州) 철야현(鐵冶縣)에 도착하였다. 임금은 대감 김민주(金敏周)에게 군사를 내어 맞아 싸우게 하였다. 김양이 낙금과 이순행을 시켜 기마병 3천으로 돌격하게 하였는데, 적을 거의 모두 살상하였다.

 

 

二年 春閏正月 晝夜兼行十九日 至于達伐之丘 王聞兵至 命伊飡大昕大阿飡允璘嶷勛等 將兵拒之 又一戰大克 王軍死者過半. 時 王在西郊大樹之下 左右皆散 獨立不知所爲 奔入月遊宅 兵士尋而害之 群臣以禮葬之 諡曰閔哀.

이년 춘윤정월십구일 지우달벌지구 왕민병지 명이찬대흔대아찬김윤린의훈등장병거지 우일전대극 왕군사자과반. 시왕재서교대수지하 좌우개산 독립불지소위 분입월유택 병사심이해지 군신이례장지 시왈민애.

 

2년(서기 839) 봄 윤 정월, 김양의 군사가 밤낮으로 행군하여 19일에 달벌(達伐, 대구)의 언덕에 당도하였다. 임금은 김양의 군사가 도달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이찬 대흔(大昕)과 대아찬 윤린(允璘)ㆍ의훈(嶷勛) 등에게 병사를 거느리고 그들을 막도록 하였다. 김양의 군사가 또 한 차례 싸움에 크게 이겨서, 임금의 군사 중에는 죽은 자가 절반이 넘었다. 이때 임금이 서쪽 교외의 큰 나무 밑에 있었는데, 측근들이 모두 흩어지고 혼자 서서 어찌 할 바를 모르다가 월유(月遊)의 집안으로 도망하였으나, 병사들이 찾아내어 죽였다. 여러 신하들이 예를 갖추어 장사 지내고, 시호를 민애(閔哀)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