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6.
讀書,不見聖賢,爲鉛槧傭。
居官,不愛子民,爲衣冠盜。
講學,不尙躬行,爲口頭禪。
立業,不思種德,爲眼前花。
독서 불견성현 위연참용
거관 불애자민 위의관도
강학 불상궁행 위구두선
입업 불사종덕 위안전화
책을 읽어도 성현을 보지 못한다면 글이나 베껴 주는 사람이 될 것이고,
벼슬자리에 있으면서도 백성을 자식 같이 사랑하지 못한다면 의관이나 탐하는 사람이며,
학문을 강론하면서도 몸소 실천하지 못한다면 말장난에 불과한 법.
업적을 이루고도 덕 베풀기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눈 앞에 보기좋은 장식아닌가?
책을 읽어도 글자만 취하면 눈 먼 장님이나 한가지요
나라 녹 먹으며 제 안위 만 걱정하면 탐관오리 되기 십상이며
남 가르친다며 몸소 실천함이 없으면 말 만 앞서는 것이요
업적을 이루고도 제 잘난 맛에 살면 그저 업적도 장식에 불과하다.
옛 글을 읽으며 깨닫는 건 그 옛날에도 이 정도는 다다르는데
그저 모지란 후대가 그 경지를 이르려 생각 조차 못하는 아둔함이다.
그저 말로 책읽는 건 까막눈이 순수이성 비판 읽는격
고전 공부란 글자가 아니라 선현을 만나고 먼저 내 마음을 고르게 하려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