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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후집

짚어내기...

035.
禪宗 曰 饑來 喫飯 倦來眠, 詩旨 曰 眼前景致口頭語, 蓋極高 寓於極平, 至難 出於至易, 有意者 反遠 無心者 自近也. 

선종 왈 기래 끽반 권래면 시지 왈 안전경치구두어 개극고 우어극평 지난 출어지이 유의자 반원 무심자 자근야.

 

불교의 선(禪)에서 말하기를 "배고프면 밥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고 하고 

뜻을 풀어 설명하길 "눈앞의 경치를 말로 그대로 표현한다"고 하였으니 

지극히 높은 것은 지극히 평범한 것들 속에 깃들어 있고, 

지극히 어려운 것은 지극히 쉬운 데서 나오는 것이니, 

뜻을 세우면 오히려 멀고, 마음에 두지 않으면 저절로 가까우니라 했다. 


사람들은 진리가 오묘하고 신비해 저 먼 어디엔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진리란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들과 섞여있기에 

깨우치고 나면 그 오묘함을 알게되는 것... 


삭발하고 잿빛적삼 입기만 하면 진리에 한 발짝 성큼 다가서는 것 아니다.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를 잘 살펴보면 그 안에서 깨우침이 생긴다. 


쉽게 

술먹는 사람만 봐도 연인 앞에서 취함은 허점을 노리는 것이고, 

벗 앞에서 대취함은 그 마음에 슬픔이 그득한 것이요 

혼자 술먹는 사람은 소심한 사람이요 

떠들썩한 자리를 즐기는 사람은 마음이 공허한 사람이며 

취해 웃고 떠드는 사람은 억눌림이 많은 사람이요 

조용히 술 만 먹는 사람은 뭔가 골똘하 사람이듯... 

술 먹느냐 안 먹느냐 보다는 술을 빌어 나오는 표현으로도 그 사람을 쉽게 짚어낼수 있다. 


예절바른 사람도 기실은 상대를 가까이 하고 싶지않음을 예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깨우침이란 

뭘 하고 안하고의 문제 아니라 

뭘 짚어내느냐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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