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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國遺事

券第一奇異 第一 - 眞德王

眞德王

 

第二十八 眞德女王卽位 自製大平歌 織錦爲紋 命使往唐獻之.[一本 命春秋公爲使 往仍請兵 太宗嘉之 許蘇定方云云者.” 皆謬矣. 顯慶前 春秋已登位. 顯慶庚申 非太宗 乃高宗之世. 定方之來 在顯慶庚申 故知織錦爲紋 非請兵時也. 在眞德之世 當矣. 盖請放金欽純之時也] 唐帝嘉賞之 改封爲雞林國王.

제이십팔대 진덕여왕즉위 자제대평가 직금위문 명사왕당헌지[일본 명춘추공위사 왕잉청병 태종가지 허소정방운운자 개류의. 현경전 춘추이등위 현경경신 비태종 내고종지세. 정방지래 재현경경신 고지직금위눈 비청병시야. 재진덕지세 당의. 개청방김흠순지시야] 당제가상지 개봉위계림국왕.

 

28대 진덕여왕(眞德女王)은 왕위에 올라 친히 태평가(大平歌)를 짓고 비단을 짜서 태평가로 무늬를 놓아, 사신을 시켜 당나라에 바치게 하였다.[다른 책에 춘추공(春秋公)을 사신으로 삼아 당나라에 가서 군사를 청하였더니, 태종(太宗)이 이를 가상히 여겨 소정방(蘇定方)을 보내기로 허락하였다.”는 등등의 말은 모두 잘못된 것이다. 현경(顯慶) 이전에 춘추공이 이미 왕위에 올랐다. 현경 경신년(서기 660)은 태종 때가 아니라 바로 고종(高宗) 때이다. 소정방이 온 것은 현경 경신년이므로, 비단을 짜서 태평가로 무늬를 놓았을 때는 당나라에 군사를 청하던 시기가 아니다. 그것은 진덕왕의 시대라 해야 합당할 것이다. 아마도 김흠순(金欽純)을 풀어달라고 청하였던 때일 것이다.] 당나라 황제가 이를 가상하게 여겨 상을 내리고, 계림국왕으로 고쳐서 봉하였다.

 

其詞曰 기사왈

 

태평가의 가사는 이러하다.

 

大唐開洪業 巍巍皇猷昌. 대당개홍업 외외황유창.

 

큰 당나라 큰 왕업을 열었으니 높고도 높은 황제의 계획 창성하리라.

 

止戈戎威定 修文契百王. 지벌융위정 수문계백왕.

 

전쟁이 끝나고 천하가 안정되니 모든 왕들이 공부에 열심이네.

 

統天崇雨施 理物體含章. 통천숭우시 이물체함장.

 

하늘의 뜻을 이어받아 은혜를 베풀고 만물을 다스리는 법을 간직한 글이다.

 

深仁諧日月 撫運邁虞唐. 심인계일월 무운매우당.

 

깊은 인()은 해와 달과 짝하고(시운에 맞고) 모든 일은 요순처럼 힘쓴다.

 

幡旗何赫赫 錚鼓何鍠鍠. 번기하혁혁 쟁고하굉굉.

 

깃발은 어찌 이리 휘날리며 징과 북소리는 어찌 그리도 웅장한가.

 

外夷違命者 剪覆被天殃.

외이위명자 전복피천앙.

 

나라 밖 오랑캐들이 황제의 명 거역한다면 칼 앞에 엎어지는 하늘의 재앙을 받으리라.

 

淳風凝幽現 遐邇競呈祥. 순풍응유현 가이경정상.

 

순박한 풍속이 잘 자리잡히면 원근(천하)가 상서로워 질 것이다.

 

四時和玉燭 七曜巡萬方. 사시화옥촉 칠요순만방.

 

세상의 운행이 바르게 비추이면 일월오행이 온 세상을 아우를 것이요

 

維嶽降輔宰 維帝任忠良. 유악강보재 유제임충량.

 

산악의 정기가 내려와 재상을 보우하고 천제의 정기는 충신과 어진 선비들을 임병하시니

 

五三成一德 昭我唐家皇. 오삼성일덕 조아당가황.

 

삼황오제의 한결같은 덕이 우리 당나라 황실을 밝게 비추리라.

 

王之代有閼川公林宗公述宗公虎林公[慈藏之父] 廉長公庾信公 會于南山亐知巖 議國事 時有大虎走入座間. 諸公驚起 而閼川公 畧不移動 談笑自若 捉虎尾撲於地而殺之. 閼川公膂力如此 處於席首 然諸公皆服庾信之威.

왕지대유알천공임종공술종공호림공[자장지부] 염장공유신공 회우남산우지암 의국사. 시유대호주입좌간. 제공경기 이알천공 략불이동 담소자약 착호미박어지이살지. 알천공여력여차 호어석수 연제공개복유신지위.

 

왕의 시대에 알천공(閼川公)ㆍ임종공(林宗公)ㆍ술종공(述宗公)ㆍ호림공(虎林公)[자장(慈藏)의 아버지이다.]ㆍ염장공(廉長公)ㆍ유신공(庾信公) 등이 남산의 우지암(亐知巖)에 모여 나라 일을 의논하는데 이때 큰 호랑이 한 마리가 이 자리로 뛰어들었다. 여러 공들이 놀라 일어섰지만 알천공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태연히 이야기하면서 호랑이 꼬리를 잡고 땅에 매쳐서 죽였다. 알천공의 힘이 이처럼 세어서 맨 윗자리에 앉았지만, 그래도 모두들 유신공의 위엄에 마음으로 복종하고 있었다.

 

新羅有四靈地 將議大事 則大臣必會其地謀之 則其事必成 一曰東靑松山 二曰南亐知山 三曰西皮田 四曰北金剛山.

신라유사영지 장의대사 즉대신필외기지모지 즉기사필성 일왈청송산 이왈남우지산 삼왈서피전 사왈북금강산.

 

신라에는 큰일을 의논할 때 대신들이 그곳에 모여 의논하면 반드시 이뤄지는 신령스러운 장소가 있는데 첫째는 동쪽의 청송산(靑松山)이고, 둘째는 남쪽의 우지산(亐知山)이고, 셋째는 서쪽의 피전(皮田)이고, 넷째는 북쪽의 금강산(金剛山)이다.

 

是王代 始行正旦禮 始行侍郞號.

시왕대 시행정단례 시행시랑호.

 

이 왕 때에 비로소 설날 아침의 예를 행하였고, 시랑(侍郞)이라는 벼슬 이름도 처음으로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