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庾信
武力伊干之子 舒玄角干 金氏之長子曰庾信 弟曰欽純 姉妹曰寶姬 小名阿海 妹曰文姬 小名阿之
무력이간지자 서현각간 김씨지장자왈유신 제왈흠순 자매왈보희 소명아해 매왈문희 소명아지
김무력(金武力) 이간(伊干)의 아들인 서현(舒玄) 각간(角干) 김씨의 장자는 유신(庾信)이고 그 동생은 흠순(欽純)이다. 맏누이는 보희(寶姬)로 어릴 때의 이름은 아해(阿海)이고, 누이동생은 문희(文姬)로 어릴 때의 이름은 아지(阿之)이다.
庾信公以眞平王十七年乙卯生 禀精七曜 故背有七星文 又多神異.
유신공이진평왕십칠년을묘생 품정칠요 고배유칠성문 우다신이.
유신공은 진평왕 17년 을묘(서기 595)에 태어났는데 해와 달, 목(木)ㆍ화(火)ㆍ토(土)ㆍ금(金)ㆍ수(水) 등의 칠요(七曜)의 정기를 받고 태어났기 때문에 등에 칠성의 무늬가 있었으며 신기하고 기이한 일도 많았다.
年至十八壬申 修劍得術 爲國仙. 時有白石者 不知其所自來 屬於徒中有年. 郞以伐麗濟之事 日夜深謀 白石知其謀 告於郞曰 “僕請與公密先探於彼 然後圖之何如?” 郞喜 親率白石夜出行.
년지십팔임신 수검득술 위국선. 시유백석자 부지기소자래 속어도중유년. 랑이벌여제지사 일야심모 백석지기모 고어랑왈 “복청여공밀선탐어피 연후도기하여?” 랑의 친솔백석야출행.
나이 18세가 되던 임신년(서기 612)에 검술을 익혀 국선(國仙)이 되었다. 그 당시 백석(白石)이란 자가 있었는데 어디서 왔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화랑도의 무리에 속한지 여러 해가 되었다. 유신랑은 고구려와 백제를 치려고 밤낮으로 모의하고 있었는데, 백석이 그 모의를 알고 공에게 말하였다. “제가 공과 함께 몰래 저들을 정탐한 연후에 일을 도모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유신랑은 기뻐하며 친히 백석을 데리고 밤에 길을 떠났다.
方憩於峴上 有二女隨郞而行. 至骨火川留宿 又有一女忽然而至. 公與三娘子喜話之時 娘等以美菓餽之. 郞受而啖之 心諾相許 乃說其情. 娘等告云 公之所言 “已聞命矣 願公謝白石 而共入林中 更陳情實.”
방휴어현상 유이녀추랑이행. 지골화천유숙 우유일녀홀연이지 공여삼랑자희화지시 랑등이미과궤지 랑수이담지 심락상허 내설기정. 랑등고운 공지소언 “이문명의 원공사백석 이공입임중 경진정실,”
고개 위에서 쉬고 있는데, 어떤 두 여자가 유신랑을 따라 왔다. 골화천(骨火川)에 이르러서 잠을 자려는데 또 한 여자가 홀연히 왔다. 유신랑이 세 낭자와 즐거이 이야기하는데, 낭자들이 맛있는 과자를 주었다. 유신랑은 과자를 받아먹으면서 마음으로 서로 허락하고, 곧 그간의 사정을 말해주었다. 그러자 낭자들이 말하였다. “공께서 하신 말씀은 잘 알겠습니다. 원하옵건대 백석을 잠시 떼어놓고 저희들과 함께 숲 속으로 들어가시면, 다시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乃與俱入 娘等便現神形曰 “我等奈林穴禮骨火等三所護國之神 今敵國之人 誘郞引之 郞不知而進途 我欲留郞而至此矣.” 言訖而隱 公聞之驚仆 再拜而出 宿於骨火舘 謂白石曰 “今歸他國 忘其要文 請與爾還家取來.”
내여구입 랑등변현신형왈 “아등나림혈예골화등삼소호국지신 금적국지인 유랑인지 랑부지진도 아욕유랑이지차의.” 언흘이은 공문지경부 재배이출 숙어골화관 위백석왈 “금귀타국 망기요문 청여이환가취래.”
그래서 함께 숲 속으로 들어가자, 낭자들이 신의 모습으로 변하여 말하였다. “우리들은 내림(奈林)ㆍ혈례(穴禮)ㆍ골화(骨火) 등 세 곳의 호국신(나라를 지키는 신)이다. 지금 적국의 사람이 그대를 유인해 가는데도 그대는 이를 모른 채 길을 떠났다. 그래서 그대가 떠나지 못하게 하려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말을 마치자 사라져버렸다. 공은 이 말을 듣고 크게 놀라 엎드려 두 번 절을 하고 숲에서 나왔다. 그리고 골화관(骨火舘)에 유숙할 때 백석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다른 나라에 가면서 중요한 문서를 잊고 왔다. 함께 집에 돌아가서 가지고 왔으면 한다.”
遂與還至家 拷縛白石 而問其情 曰 “我本高麗人[古本運百濟 誤矣 楸南乃高麗之士 又逆行陰陽 亦是寶藏王事] 我國群臣曰 新羅庾信 是我國卜筮之士楸南也[古本作春南 誤矣] 國界有逆流之水[或云雄雌 尤反覆之事] 使其卜之 奏曰 ‘大王夫人逆行陰陽之道 其瑞如此.’ 大王驚怪 而王妃大怒 謂是妖狐之語 告於王 更以他事驗問之 失言則加重刑. 乃以一鼠藏於合中 問是何物 其人奏曰 ‘是必鼠 其命有八’ 乃以謂失言 將加斬罪 其人誓曰 吾死之後 願爲大將 必滅高麗矣 卽斬之 剖鼠腹視之 其命有七 於是知前言有中 其日夜大王夢 楸南入于新羅舒玄公夫人之懷. 以告於群臣 皆曰 “楸南誓心而死 是其果然 故遣我至此謀之爾 公乃刑白石 備百味祀三神 皆現身受奠.
수여환지가 고박백석 이문기정 왈 “아본고구려인[본고운백제 오의 추남내고려지사. 우역행음양역시보장왕사] 아국군신왈 ‘신라유신 시아국복무지사추남야’[고본작춘남 오의] 국계유역류지수[혹은자웅 우반복지사] 사기복지 주왈 ’대왕부인역행음양지도 기서여차 대왕경괴 이왕비대노 ‘위시요호지어’ 고어왕 경이타사험문지 실언즉가중형. 내이일서장어합중 문시아물 기인주왈 ‘시필서 시명유팔’ 내이위실언 장가참죄. 기인서왈 ‘오사지후 원위대장 필멸고구려의.’ 즉참지 부서복시지 기명유칠 어시지전언유중 기일야대왕몽 추남입우신라서현공부인지회. 이고어군신 개왈 ‘추남서심이사 시기과연.’ 고견아지차모지이” 공내형백석 비백미사삼신 개현신수전.
마침내 집에 돌아와서는 백석을 묶어놓고 사실을 캐묻자, 백석이 말하였다. “저는 본래 고구려 사람입니다.[고본(古本)에는 백제 사람이라고 하였지만 잘못된 것이다. 추남(楸南)은 바로 고구려 사람이다. 또 음양을 역행한다는 것도 보장왕(寶藏王) 때의 일이다.] 우리나라의 여러 신하들이 말하기를, ‘신라의 유신은 바로 고구려의 점쟁이 추남이었다.’라고 했습니다.[고본에 춘남(春南)으로 되어 있으나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국경에 거꾸로 흐르는 물이 있어서[혹은 자웅(雌雄)도 아닌 웅자(雄雌)라 하니, 이것은 더더욱 뒤바뀐 일이다.] 점을 치게 하였더니 아뢰기를 ‘대왕의 부인이 음양의 도를 역행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생긴 것입니다.’ 하였습니다. 대왕이 놀라고 괴이하게 여겼고 왕비도 크게 화가 나서 ‘이것은 요망한 여우의 말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왕비가 왕에게 다시 다른 일로 추남을 시험하되, 만일 틀린 말을 하면 중벌을 내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쥐 한 마리를 상자 속에 가두어 놓고, 무슨 물건이냐고 물었더니, 추남은 ‘이것은 필시 쥐이며, 여덟 마리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곧 틀린 말을 했다고 하여 목을 베려고 하자 추남이 맹세하기를, ‘내가 죽은 후에 대장이 되면 반드시 고구려를 멸망시킬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곧장 추남을 베고 쥐의 배를 갈라 보니, 새끼 일곱 마리가 있었으므로, 그제야 추남의 말이 맞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날 밤 대왕의 꿈에 추남이 신라 서현공의 부인의 품으로 들어갔습니다. 여러 신하들에게 이 꿈을 이야기해 주자, 모두 말하기를 ‘추남이 마음 속으로 맹세하고 죽더니 과연 그러하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를 보내어 이렇게 유신랑을 유인할 계획을 세웠던 것입니다.” 공은 곧 백석을 죽이고 온갖 제물을 갖추어서 세 신에게 제사를 드렸는데, 모두 현신하여 제사를 받았다.
金氏宗財買夫人死 葬於靑淵上谷 因名財買谷. 每年春月 一宗士女 會宴於其谷之南澗. 于時百卉敷榮 松花滿洞府林. 谷口架築爲庵 因名松花房 傳爲願刹.
김씨종재매부인사 장어청연상곡 인명재매곡. 매년춘일 일종사녀 회연어기곡지남간. 우시백분부영 송화만동부림. 곡구가축위암 인명송화방 전위원찰.
김씨 댁 재매부인(財買夫人)이 죽자 청연(靑淵) 위 골짜기에서 장사를 지냈기에 재매곡(財買谷)이라고 한다. 해마다 봄이면 김씨 집안의 남녀들이 그 골짜기의 남쪽 시냇가에 모여 잔치를 베풀었다. 이 무렵이면 온갖 꽃이 만발하고 송화가 골짜기 숲에 가득하였다. 골짜기 어귀에 지은 암자도 그 이름을 송화방(松花房)이라고 하였는데, 훗날 소원을 비는 절로 삼았다.
至五十四景明王 追封公爲興武大王. 陵在西山毛只寺之北東向走峰.
지오사십경명왕 추봉공위흥무대왕. 능재서산모지사지북동향주봉.
제54대 경명왕(景明王) 때에 이르러, 공을 흥무대왕(興武大王)에 봉하였다. 능은 서산(西山) 모지사(毛只寺) 북쪽에 동으로 뻗은 봉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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