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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國遺事

卷第一 紀異 第一- 叙

三國遺事 卷第一 紀異 第一

 

叙曰

 

叙曰 大抵古之聖人 方其禮樂興邦 仁義設敎 則怪力亂神 在所不語. 然而帝王之將興也 膺符命 受圖籙 必有以異於人者. 然後能乘大變 握大器 成大業也.

서왈 대저고지성인 방기예악흥방 인의설교 즉괴력난신 재소불어. 연이제왕지장흥야 응부명수도록 필유이이어인자. 연후능승대변 악대기 성대업야.

 

무릇 옛날 성인들이 바야흐로 예()와 악()으로 나라를 일으키고 인()과 의()로 교화를 펼치고자 할 때면, 괴이한 일과 완력, 어지러운 일과 귀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러하지만 제왕이 일어날 때는, 제왕이 되라는 하늘의 명을 받고 예언서를 받게 된다는 점에서 반드시 일반 사람과는 다른 일이 있는 법이다. 이렇게 된 연후에야 큰 변화를 타고 군왕의 지위를 장악하여 제왕의 대업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故 河出圖 洛出書 而聖人作 以至虹繞神母而誕羲 龍感女登而生炎 皇娥遊窮桑之野 有神童自稱白帝子 交通而生小昊 簡狄呑卵而生契 姜嫄履跡而生弃 胎孕十四月而生堯 龍交大澤而生沛公 自此而降 豈可殫記.

고 하출도 낙출서 이성인작 이지홍요신모이탄희 용감여등이생염 황아유궁상지야 유신동자칭백제자 교통이생소호 간적탄란이생설 강원복적이생기 태잉십사월이생요 용교대택이생패공 자차이강 이가탄기.

 

그러므로 황하(黃河)에서는 등에 팔괘의 그림이 그려진 용마(龍馬)가 나왔고 낙수(洛水)에서는 등에 글이 새겨진 신귀(神龜)가 나와서, 각각 복희씨와 우임금이라는 성인이 일어났다. 무지개가 신모(神母)를 둘러싸 복희씨(伏羲氏)를 낳았고 용이 여등(女登)이라는 여인과 관계를 맺어서 신농씨(神農氏)를 낳았으며, 황아가 궁상(窮桑)의 들에서 노닐 때에 자칭 백제(白帝)의 아들이라는 神童과 관계를 갖고 소호씨(小昊氏)를 낳았고 간적(簡狄)이 알을 삼키고 설()을 낳았으며, 강원(姜嫄)은 거인의 발자국을 밟고 기()를 낳았고 요()의 어머니는 임신한 지 14달 만에 요를 낳았으며, 큰 연못에서 용과 교합하여 패공(沛公, 한나라 고조인 유방)을 낳았다. 이로부터 그 뒤의 일들을 어찌 이루 다 기록할 수 있겠는가?

 

然則三國之始祖 皆發乎神異 何足怪哉? 此紀異之所以漸諸篇也 意在斯焉.

연즉삼국지시조 개발호신이 하족괴재 차기이지소이점제편야 의재사언.

 

그러한 즉 삼국의 시조가 모두 다 신비스럽고 기이한 데에서 나온 것을 어찌 괴이하다 하겠는가? 이것이 기이편을 모든 편의 첫머리로 삼는 까닭이며, 그 의도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