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山居,胸次淸洒,觸物皆有佳思。
見孤雲野鶴,而起超絶之想,遇石澗流泉,而動澡雪之思,撫老檜寒梅,而勁節挺立,侶沙鷗麋鹿,而機心頓忘。
若一走入塵寰,無論物不相關,卽此身亦屬贅旒矣。
산거 흉차청쇄 촉물계유가사
견호운야학 이기초절지상 우석한류천 이동조설지사 무노회한매 이경절정립 여사구미록 이기심돈망
약일주입진환 무론물불상관 즉차신역속췌류의
산중에 살면 가슴 속이 맑고 시원하니 접촉하는 사물마다 모두 아름다운 생각이 든다.
외로운 구름과 들의 학을 보면 속세를 초월한 듯하고, 바위틈에 흐르는 샘물을 만나면 깨끗한 눈같은 마음이 들며 늙은 전나무와 차가운 매화를 어루만지면 굳센 절개가 번듯이 세워지고, 모랫벌 갈매기와 사슴들을 벗삼으면 마음의 동요를 문득 잊게 되나,
만약 한 번 속세로 뛰어들게 되면 외물과 상관없다해도 이 몸은 역시 쓸데 없는 존재가 되고 말리라.
탈속의 맛은 다망하고 번잡함을 줄이는 것...
단순한 삶이 주는 평안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천성적으로 부대낌을 좋아하는 강아지들 처럼...
어린 강아지들은 서로 드잽이를 통해 근육을 키우고 사냥기술을 연마한다지만
일정부분 자라고 나면 독립하는 것...
혼자만의 시간을 누릴 줄 알 때 그걸 성숙이요 독립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