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佛山 掘佛山 萬佛山
竹嶺東百許里 有山屹然高峙 眞平王九年丁未 忽有一大石. 四面方丈 彫四方如來 皆以紅紗護之 自天墜其山頂. 王聞之 命駕瞻敬 遂創寺嵓側. 額曰大乘寺. 請比丘亡名 誦蓮經者主寺. 洒掃供石 香火不廢. 號曰亦德山 或曰四佛山 比丘卒旣葬 塚上生蓮.
죽령동백허리 유산흘연고치 진평왕구년정미 홀유일대석. 사면방장 조사방여래 개이홍사호지자연추기산정. 왕문지 명가첨경 수창사암측. 액왈대승사. 청비구망명 송연경자주사. 쇄소공석 향화불폐. 호왈역덕산 혹왈사불산 비구졸기장 총상생연.
죽령(竹嶺) 동쪽 100리쯤에 우뚝 솟은 산이 있는데, 진평왕(眞平王) 9년 정미(서기 587)에 갑자기 사면이 한 길이나 되는 커다란 돌 하나가 하늘에서 산꼭대기로 떨어졌다. 그 돌에는 사방여래(四方如來)가 새겨져 있었는데, 모두 붉은 비단으로 쌓여 있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행차하여 그 돌을 보고 절을 하고는 드디어 그 바위 옆에 절을 창건하도록 하였다. 절 이름을 대승사(大乘寺)라 하였다. 법화경을 외는 승려를 맞아 주지로 삼았는데, 그 승려의 이름은 전해지지 않는다. 그 승려에게 바위를 깨끗이 쓸고 향불이 끊어지지 않게 하였다. 그 산 이름을 역덕산(亦德山)이라고도 하고 또 사불산(四佛山)이라고도 한다. 그 승려가 죽어서 장사 지냈는데 그 무덤 위에 연꽃이 피어났다.
又景德王 遊幸柏栗寺 至山下 聞地中有唱佛聲. 命掘之 得大石 四面刻四方佛. 因創寺 以掘佛爲號 今訛云掘石.
우경덕왕 유행백률사 지산하 문지중유창불성. 명굴지 득대석 사면각사방불. 인창사 이굴불위호 금와운굴석.
또 경덕왕(景德王)이 백률사(柏栗寺)로 유람을 하러 행차했는데, 산 아래에 이르자 땅 속에서 염불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곳을 파보게 하여 큰 돌을 얻었는데, 그 돌에는 사면에 사방불(四方佛)이 새겨져 있었다. 그래서 절을 창건하고 굴불사(掘佛寺)라 하였는데, 지금 잘못 전해져서 굴석사(掘石寺)라고 한다.
王又聞唐代宗皇帝優崇釋氏 命工作五色氍毹 又彫沈檀木與明珠美玉爲假山 高丈餘. 置氍毹之上 山有巉嵓怪石澗穴區隔. 每一區內 有歌舞伎樂列國山川之狀. 微風入戶 蜂蝶翶翔 鷰雀飛舞 隱約視之 莫辨眞假. 中安萬佛 大者逾方寸 小者八九分. 其頭或巨黍者 或半菽者 螺髻白毛 眉目的皪 相好悉備. 只可髣髴 莫得而詳. 因號萬佛山.
왕우문당대종황제우숭석씨 명공작오색구유 유조침단목여명주미옥위가산 고장여. 치구유지상산유참암괴석윤혈구격. 매일구내 유가무기악열국산천지상. 미풍입호 봉접고상 연작비무 은약시지 막변진가. 중안만불 대가유방촌 소자팔구분. 기두록거서자 혹반숙자 나계백모 미목적력상호슬비. 지가방불 막득이상. 인호만불산.
왕이 또 당나라 대종황제(代宗皇帝)가 불교를 숭상한다는 말을 듣고, 장인에게 명하여 다섯 가지 색깔의 양탄자를 만들고 또 침단목을 조각하고 명주와 아름다운 옥으로 꾸며 산 모양을 만들었는데, 높이가 10자 정도 되었다. 이 산을 양탄자 위에 놓았다. 우뚝 솟은 바위와 기괴한 돌, 계곡과 동굴이 있어서 구역이 나누어져 있었다. 매 한 구역마다 노래하고 춤추며 연주하는 모습과 여러 나라의 산과 강의 모습을 만들어놓았다. 산들바람이 창문으로 불어 들어오면 벌과 나비가 나풀거리고 제비와 참새가 춤을 추었으니, 얼핏 보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 가운데는 수많은 부처를 모셔 놓았는데, 큰 것은 사방 한 치가 넘고 작은 것은 8~9푼이었다. 이 만불(萬佛)은 그 머리는 큰 기장만하기도 하고 콩 반쪽만하기도 했으며, 소라 같은 상투와 하얀 털, 눈썹과 눈이 또렷하니 모두 다 갖추어져 있었다. 그 형상을 비슷하게 말할 수는 있지만 자세히 다 형용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만불산(萬佛山)이라고 불렀다.
更鏤金玉爲流蘇幡蓋菴羅薝葍花果莊嚴 百步樓閣 臺殿堂榭. 都大雖微 勢皆活動. 前有旋遶比丘像千餘軀 下列紫金鍾三簴 皆有閣有蒲牢 鯨魚爲撞. 有風而鍾鳴 則旋遶僧皆仆拜 頭至地 隱隱有梵音 盖關捩在乎鍾也. 雖號萬佛 其實不可勝記 旣成 遣使獻之 代宗見之 嘆曰 “新羅之巧天造 非人巧也.” 乃以九光扇 加置嵓岫間 因謂之佛光
경루금옥위유소번개암라담복화과장엄 백보루각 대전당사. 도개수미 세 개활동. 전유선요비구상천여구 하열자금종삼거 개유각유포뢰 경어위당. 유풍이종명 즉선요승개부배 두지지 은은우범음 개관려재호종야. 수호만불 디실불가승기. 기성 견사헌지 대종견지 탄왈 “신라지교천조 비인교야.” 급이구광선 가치암수간 인위지불광.
다시 거기에 금과 옥을 새기어 깃발 달린 일산, 망고와 치자꽃, 꽃과 과일로 장엄하게 꾸미고, 일백 보 누각과 대전(臺殿)과 당사(堂榭)를 만들었다. 크기는 비록 작았지만 그 형세는 모두 다 살아 움직이는 듯하였다. 앞에는 주위를 도는 천여 개의 승려상이 있고 아래에는 자금종(紫金鍾) 셋을 벌려 놓았는데, 모두 종각이 있고 포뢰(蒲牢, 고래가 습격하면 큰 소리로 울기 때문에 종에 새기는 바다 동물)가 있었고 고래 모양의 종치는 방망이도 있었다. 바람이 불어 종이 울리면 주위를 돌고 있던 승려들이 모두 엎드려 머리를 땅에 대고 절을 하였다. 또 은은하게 염불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대체로 종과 관련이 있었다. 비록 만불이라고 부르지만 그 실상을 모두 다 기록할 수는 없다. 완성되자 사신을 통해 당나라에 바쳤다. 대종이 이 만불산을 보고 감탄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신라의 솜씨는 하늘이 낸 것이지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다!” 그리고 구광선(九光扇, 부채 이름)을 그 바위 사이에 두고는 불광(佛光)이라고 불렀다.
四月八日 詔兩街僧徒 於內道場 禮萬佛山 命三藏不空 念讚密部眞詮千遍 以慶之 觀者皆嘆伏其巧.
사월팔일 조양가승도 어내도장 예만불산 명삼장불공 염찬밀부진전천편 이경지 관자개탄복기교.
4월 8일에 두 거리의 승려에게 명하여 내도장(內道場)에서 만불상에게 예불하도록 하고 삼장부공(三藏不空: 불공은 인도 승으로 당에와 불경 漢譯者)의 밀부진전(密部眞詮:밀교의 진리)을 천 번 외우게 하여 경축하게 하였으니, 보는 사람들이 모두 다 그 정교함에 탄복하였다.
讚曰 天粧滿月四方裁 地湧明毫一夜開 妙手更煩彫萬佛 眞風要使遍三才.
찬왈 천장만월사방재 지용명로일야개 묘수경번조만불 진풍요사편삼재.
다음과 같이 기린다.
하늘은 부처님의 얼굴을 단장시켜 사방불을 만들고 땅은 하룻밤에 부처님의 명호를 솟아오르게 하였네.
교묘한 솜씨로 다시 만불을 아로새겼으니 불교 풍속을 하늘 땅 사람에게 널리 펼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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