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傳 第七 奚論
奚論 牟梁人也 其父讚德 有勇志英節 名高一時. 建福二十七年庚午 眞平大王選爲椵岑城縣令.
해론 모량인야 기부찬덕 유용지영절 명고일시. 건복이십칠년경오 진평대왕선위가잠성현령.
해론(奚論)은 모량(牟梁)부 사람이다. 그의 아버지 찬덕(讚德)은 용맹한 뜻과 뛰어난 절개가 있어 당시에 이름이 높았다. 건복(建福) 27년 경오(서기 610)에 진평대왕(眞平大王)이 그를 발탁하여 가잠성(椵岑城) 현령으로 삼았다.
明年辛未冬十月 百濟大發兵 來攻椵岑城一百餘日 眞平王命將 以上州下州新州之兵救之. 遂往與百濟人戰不克 引還. 讚德憤恨之 謂士卒曰 “三州軍帥見敵强不進 城危不救 是無義也 與其無義而生 不若有義而死.” 乃激昻奮勵 且戰且守. 以至粮盡水竭 而猶食屍飮尿 力戰不怠. 至春正月 人旣疲 城將破 勢不可復完. 乃仰天大呼曰 “吾王委我以一城 而不能全 爲敵所敗 願死爲大厲 喫盡百濟人 以復此城.” 遂攘臂瞋目 走觸槐樹而死 於是 城陷 軍士皆降.
명년신미동시월 백제대발병 래공가장성일백여일 진평왕명장 이상주하주신주지병구지. 수왕여백제인전불극 인환. 찬덕분한지 위사졸왈 “삼주군수견적강불진 성위불구 시무의야 여기무의이생 불약뷰의이사. 내격앙분려.” 차전차수. 이지양진수갈 이유식시음뇨 력전불태. 지춘정월 인기피 성장파 세불가복완. 내앙천대호왈 오왕위아이일성 이불능전 위적소패 원사위대려 끽진백제인 이복차성 수양비진목 주촉괴수이사 어시 성함 군사개항.
이듬해인 신미년(서기 611) 겨울 10월에 백제가 크게 병사를 일으켜 백여 일 동안 가잠성을 공격하자 진평왕이 장군들에게 명령하여 상주(上州), 하주(下州), 신주(新州)의 병사들로 이를 구원하게 하였다. 가서 백제인들과 싸웠으나 이기지 못한 채 군사를 이끌고 돌아왔다. 찬덕이 그것을 분하고 한스럽게 여겨 사졸들에게 말했다.“세 주의 장수들이 적이 강한 것을 보고 진격하지 않고, 성이 위급한데도 구원하지 않으니 이는 의리가 없는 것이다. 의리 없이 사는 것보다는 의리를 지켜 죽는 것이 낫다.” 그는 곧 격앙되고 분발하여 한편으로 싸우고 한편으로 방어하였다. 양식이 다하고 물이 떨어지자 시체를 뜯어먹고 오줌을 마시기까지 하며 힘껏 싸우고 나태하지 않았다. 봄 정월이 되자 사람들은 이미 지쳤고, 성은 곧 함락되려 하니 형세가 회복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이에 그는 하늘을 우러러 크게 부르짖어 말했다.“우리 왕이 나에게 하나의 성을 맡겼는데 온전하게 지키지 못하고 적에게 패하게 되었으니, 죽어서라도 커다란 악귀가 되어 백제인들을 모조리 잡아먹고 이 성을 회복하리라.” 마침내 팔을 걷어붙이고 눈을 부릅뜨고 회나무에 달려가 부딪쳐 죽었다. 그리고 성은 함락되고 군사들은 모두 항복하였다.
奚論年二十餘歲 以父功 爲大奈麻. 至建福三十五年戊寅 王命奚論 爲金山幢主 與漢山州都督邊品 興師襲椵岑城 取之. 百濟聞之 擧兵來 奚論等逆之 兵旣相交. 奚論謂諸將曰 “昔吾父殞身於此 我今亦與百濟人戰於此 是我死日也.” 遂以短兵赴敵 殺數人而死. 王聞之 爲流涕 贈卹其家甚厚 時人無不哀悼 爲作長歌弔之.
해론년이십여세 이부공 위대나마. 지건복삼십오년무인 왕명해론 위금산당주 여한산주도독변품 흥사습가잠성 취지. 백제문지 거병래 해온증역지 병기상교. 해론위제장왈 “석오부운신어차 아금역여백제인전어차 시아사일야.” 수이단병부작 살수인이사. 왕문지 위유체 증휼기가심후 시인무불애도 위작장가조지.
해론은 나이 20여 세에 아버지의 공로로 대나마가 되었다. 건복 35년 무인(서기 618)에 왕이 해론을 금산(金山) 당주로 임명하고, 한산주 도독 변품(邊品)과 함께 군대를 일으켜 가잠성을 습격하여 이를 빼앗았다. 백제가 이 말을 듣고 군사를 일으켜 공격해오니, 해론 등이 이들을 맞아 싸웠다. 교전이 시작되자 해론이 여러 장수들에게 말했다. “예전에 내 아버지께서 여기서 숨을 거두셨는데, 나도 지금 여기서 백제인과 싸우게 되었으니 오늘이 내가 죽을 날이다.” 그는 드디어 칼을 쥐고 적진으로 달려가 여럿을 죽이고 자신도 죽었다. 왕이 이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고, 가족들을 매우 두텁게 돌보아 주었다. 당시 사람들이 애도하지 않는 이가 없었으며 장가(長歌)를 지어 조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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