繕 性
2.
古之人,在混芒之中,與一世而得澹漠焉. 當是時也,陰陽和靜,鬼神不擾,四時得節萬物不傷,群生不夭,人雖有知,无所用之,此之謂至一. 當是時也,莫之爲而常自然.
옛사람들은 혼돈과 미망에 산 듯하지만 세상과 하나되어 담백하고 적막함을 알고있었다. 당시엔 음양이 조화롭고 귀신이 난동하지 않았으며 사시가 절기에 맞아 만물이 상하지 않았고, 모든 생명이 요절의 변고를 겪지 않았으며 사람들은 지혜가 있어도 딱히 드러내 쓸 일이 없었으니 이를 이르러 "지극한 하나됨(자연과 하나됨)'이라 한다. 당시엔 뭘 부러함이 없으니 자연스러웠다.
-마치 어린 아기 때엔 울고 웃음이 자연에 합하였듯 자연스러우나 점점 자라며 이론이 생기고 말이 많아지니 세상이 혼란스러워진다
逮德下衰,及燧人伏羲始爲天下,是故順而不一. 德又下衰,及神農黃帝始爲天下,是故安而不順. 德又下衰,及唐虞始爲天下,與治化之流,澆淳散朴,離道以爲,險德以行,然後去性而從於心. 心與心識知,而不足以定天下,然後附之以文,益之以博. 文滅質,博溺心,然後民始惑亂,无以反其性情而復其初.
덕이 아래로 떨어져 쇠퇴하자 마침내 사람들이 복희씨로 천하 도를 세우게 했으며 그래서 모든 것이 순조롭긴 하나 자연과 하나되지는 않았다. 덕이 더 한층 쇠하자 신농,황제씨가 세상을 다스리기 시작했고 이리하여 편안하긴 하되 순조로움을 잃게 되었다. 덕이 더 한층 쇠하니 요순 세상이 되니 다스림이 하나의 흐름이 되어 순박함이 흔들리고 흩어졌으며 진리에서 멀어져 뭘 행하는 윤리(爲)적인 규칙으로 변하여 덕이 변하여 뭔 행동이 그를 대신하게 되니 본성이 사라지고 마음가는 대로 따르게 됐다. 마음이 마음가는 대로 지혜를 알게되니 천하가 바로서기 부족하며 연후 文彩가 더해져 넓어지게 되었다. 이런 문채는 본질을 멸하고 너비는 마음을 곧게 못하니 연후에 사람들이 혼란에 혹하게 됐으며 그 본디 성정과 그 시초를 다시 복구하지 못했다.
-그런 자연스러운 덕이 잡다해지니 격이 점점 떨어져 복희의 도가 천하의 도인 양, 더 떨어져 신농,황제, 요순의 도리가 천하 치리의 도로 알려진다. 아이가 자람에 행할 규칙과 법도가 정해지듯, 뭔가 따라야 할 것이 생기고 더 자라 자기 변명이나 합리화가 생겨나 꾸밈이나 설명(文彩)이 생겨 심오하고 넓은 듯하나 사람들로 종잡지 못하게 만들어 본디의 순박함을 잃도록 만들었다.
由是觀之,世喪道矣,道喪世矣. 世與道交相喪也,道之人何由興乎世,世亦何由興乎道哉! 道无以興乎世,世无以興乎道,雖聖人不在山林之中,其德隱矣.
이를 보면 세상이 진리를 장사지낸것이요 진리가 세상과 사별한 꼴이라. 세상과 진리가 서로 죽이고 죽은 형국이니 사람의 진리가 어찌 세상의 진리라 할 것이며 세상역시 진리를 말할 수 있을까! 진리가 없는 것이 세상이니 세상에 진리가 없다하는 것이요 그래서 어느 성인도 산림에 은둔하지 않으나 그 덕을 감추이게 된다.
-잡다한 만물을 일일이 들어 설명하고 따지니 순박함을 잃고 주객(subject & object)의 세상이 되고마니 서로 진리로도 상통하지 못하게 되니 이런 주객의 구도에서 제 아무리 진리를 설파한 들 그것이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게 되고 만다.
隱,故不自隱. 古之所謂隱士者,非伏身而弗見也,非閉其言而不出也,非藏其知而不發也,時命大謬也. 當時命而大行乎天下,則反一无迹.,不當時命而大窮乎天下,則深根寧極而待.,此存身之道也.
숨긴다라는 말, 스스로 숨는다는 말이 아니다. 옛날에 소위 은사라 일컬어 지는 이들이 있는데 몸을 웅크리거나 스스로 뵈지않게 한 것 아니요 그 말을 안하며 입을 닫은 것 아니요 그 지혜를 감추거나 내 보이지 않은 것 아니나 때가 그리 하수상한 탓이라. 당대엔 뭔가 큰 일을 해야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라 하는 판국이었으니 즉,뭐 하나 흔적이 날만하지 못했다. 그 때 무궁함이 천하지도라 할만하지 못했으니 뿌리속 깊이 그 모양을 감추고 기다릴 따름. 이를 몸을 사리고 때를 기다리는 도리라 한다.
-숨은 것이란 말은 스스로 가리워 감춘 것 아니라 눈앞에 있어도 그 볼 눈이 없어진 꼴이니 그를 볼 눈을 기다림이 진정 아는 자의 도리 아닌가? 뭔가를 떠들어야 아는 것처럼 보이니 그저 조용한 하늘도리가 감추어져 그 때를 기다릴 뿐...
-진리를 논하자면 그를 알아듣고 나눌 도반, 상대할 만한 짝이 있어야 가능한 법... 도반이나 격에 맞는 친구가 없으면 굳이 드러낼 일 없다. 드러내 보니 범상함을 벗어난 異常한 사람되기 쉬울 뿐이다. |
3.
古之存身者,不以辯飾知,不以知窮天下,不以知窮德,危然虛其所而反其性已,又何爲哉! 道固不小行,德固不小識. 小識傷德,小行喪道. 故曰,正己而已矣. 樂全之謂得志.
옛적에 제 처신 잘하던 이는 말로 지혜를 꾸미지 않았으며 천하 이치를 지혜로 구하지 않았고, 궁극적인 덕을 알려하지 않았으며 늘 마음을 조심하여 비움으로 그 본성으로 돌아가니 다른 뭐를 행하였겠는가! 진리란 자잘한 행동에 사로잡힘 아니요 덕이란 얕은 지식에 사로잡힌 것 아니다. 옅은 지식은 덕을 해치고 얕은 처신은 진리를 장사지내는 법. 그러니 말하길 "자기를 올바르게 할 따름이라". 그럼 자유로운 풍류가 배이니 이를 지조를 세웠다 한다.
-자기를 잘 간수하는 이는 늘 바깥보다 자기를 살피는 사람이니 뭣을 해서 진리가 드러나거나 얕은 처신이나 지식이 그를 진리에 산다고 보증하는 것 아니요 스스로 바를 때만이 진정 풍류를 아는 것이라. 세상에 이르길 누구를 따르면 진리에 이른다고 하고 무엇을 하면 진리를 사는 것 인 양 하지만 무엇보다 바른 길은 진리앞에 자기를 바로 세움만 함이 없다.
古之所謂得志者,非軒冕之謂也,謂其无以益其樂而已矣. 今之所謂得志者,軒冕之謂也. 軒冕在身,非性命也,物之儻來,寄者也. 寄之,其來不可圉,其去不可止. 故不爲軒冕肆志,不爲窮約趨俗,其樂彼與此同,故无憂而已矣, 今寄去則不樂,由是觀之,雖樂,未嘗不荒也. 故曰,喪己於物,失性於俗者,謂之倒置之民.
예로 소위 뜻을 세움이란 높은 지위를 일컬음 아니요 그러지 않음으로 풍류가 깊어지는 법. 지금은 뜻을 세움이 높은 지위에 이르름을 말하고 있다. 높은 지위에 자신을 두는 것은 본성에 걸맞지 않으며 어떤 것이 갑자기 와서 된 것이라. 의탁한 것은 오는 것도 막지 못하고 떠나는 것도 막지 못하는 법. 그러므로 높은 자리에 있다고 뜻을 이뤘다 자랑말고 궁하다고 속됨에 따를 일 아니니 그로 인한 풍류란 저것이나 이것이나 다 같음이라, 고로 근심이 없다. 당장의 지위가 떨어져 나가면 마음이 상하니 이로써 보자면 풍류란 거칠지 않음이 없다. 고로 이르길 만물에 매여 자기를 장사지내며 속된 것에 본성을 잃는 것을 이르러 본말이 뒤집어진 사람이라 한다.
-남앞에서 자랑하고 거들먹 거림은 본성을 막는 가장 큰 적이요 높은 지위와 권세는 본성을 자는 자기 꺾음보다 남 꺾기를 즐기게 하며 그러지 못함을 안타까워하여 세속에 야합하는 법이니 진정 풍류를 아는 자는 사물에 매이지 않고 제 본성을 살려고 애쓰는 자이다. |